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위험신호...100명 중 7명 도움 시급

국가 차원 소아·청소년 첫 실태조사
6~17세 중 16.1% 정신장애 경험

게티이미지뱅크

6세 이상 17세 이하 소아·청소년의 16.1%는 정신장애를 경험했고, 7.1%는 전문가 도움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소아·청소년 6,2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를 2일 공개했다. 성인 대상 조사는 2001년부터 5년 주기로 총 5회 이뤄졌으나 전국 단위 소아·청소년 실태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주관하에 서울대와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약 6개월간 조사를 담당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느 한 시점이라도 정신장애 진단 기준을 충족하는 것을 뜻하는 '평생 유병률'은 16.1%(소아 14.3%·청소년 18%)로 나타났다. 조사 시점에 정신장애로 진단될 수 있는 '현재 유병률'은 7.1%였고, 청소년 유병률(9.5%)이 소아(4.7%)보다 2배 높았다.

소아·청소년 정신장애 유병률. 보건복지부

정신장애 유형별로는 평생 유병률의 경우 특정공포증(5.8%), 적대적 반항장애(4.1%), 분리불안장애(3.8%), 틱장애(2.4%), 섭식장애(1.7%)를 많이 경험했다. 현재 유병률은 적대적 반항장애(2.7%), 틱장애(2.4%), 섭식장애(1.1%) 순이었다.

한 번 이상 정신장애를 겪은 소아·청소년 가운데 지난 1년간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4.3%에 그쳤다. 정신건강서비스의 평생 이용 비율도 6.6%(소아 7.8%·청소년 5.6%)에 불과했다.

조사를 진행한 김붕년 서울대 교수는 "전국적인 소아·청소년 정신장애와 위험 요인에 대한 첫 번째 국가통계 조사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면서도 "아동 청소년의 7.1%는 전문가의 도움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나 주기적인 추후 조사와 함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복지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소아‧청소년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정책을 보다 면밀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