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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 전패' 입지 좁아진 기시다, '중의원 해산' 없이 재선 도전하나

입력
2024.04.29 16:30
수정
2024.04.29 16:3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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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중의원 보선서 전패한 자민당
"기시다 얼굴로 총선 어렵다" 반응
'포스트 기시다' 부재, 재선 도전할 수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도쿄=AFP 지지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도쿄=AFP 지지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의 중의원(하원) 보궐선거 전패로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상반기 내 중의원을 해산해 총선에서 승리한 뒤, 여세를 몰아 9월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 재선을 노리겠다던 시나리오는 섣불리 시도하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자민당 안에서 기시다 총리를 대체할 후임, 즉 '포스트 기시다'가 마땅히 없어, 기시다 총리가 중의원 해산 없이도 당 총재 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6월 중의원 해산 시나리오 실행 쉽지 않을 듯

29일 아사히신문, 공영방송 NHK 등 일본 현지 언론은 전날 자민당의 참패로 끝난 중의원 보선 결과에 대해 '자민당 계파 비자금 문제'의 여파로 기시다 총리가 큰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보선이 치러진 곳은 도쿄 15구, 혼슈 서부 시마네 1구, 규슈 나가사키 3구로, 모두 자민당 의원의 지역구였다. 자민당은 도쿄 15구와 나가사키 3구의 경우 기존 의원들이 각각 공직선거법 위반과 자민당 계파 비자금 문제로 물러난 만큼 후보를 내지 않았다. 여당과 야당이 맞붙은 곳은 시마네 1구 한 곳이라, 이곳에서의 승패가 선거 결과를 좌우했다. 1996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자민당이 한 번도 내주지 않은 텃밭이었지만, 거센 자민당 비판 여론에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승리로 끝이 났다. 도쿄 15구와 나가사키 3구도 입헌민주당 후보가 이겼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28일 도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28일 도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참담한 선거 결과에 자민당 안에서는 '중의원 해산 불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애초 이번 시마네 1구 보선에서 승리하고, 6월 소득세·주민세 감세 조치로 지지율이 반등하면 6월에 중의원을 해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자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기시다 총리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무난하게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 여론은 높고…"해산 신중론 강해져"

그러나 이번 선거로 강한 '반(反)자민당' 민심이 드러났다. 산케이신문과 산케이 계열 민영방송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앞서 지난 22일 '차기 중의원 선거 이후 정권'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정권 교체를 기대한다'는 답이 52.8%였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기시다 총리가) 선거의 간판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돼, 총재 재선의 길은 더욱 어려워졌다"며 "낮은 지지율, 보선 전패로 여당 안에서는 해산 신중론이 강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중의원 해산 없이 총재 재선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당 내 기시다 총리를 대체할 '포스트 기시다'가 보이지 않아서다. 또 계파 비자금 문제로 최대 계파인 아베파를 비롯해 아소파 이외 계파들이 해체하면서, 당내 기시다 총리 반대 여론을 조직화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여태까지 자민당 총재 선거는 이들 주요 계파들이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결정돼 왔다. 산케이는 "유력한 포스트 기시다 부재로, 기시다 총리를 끌어내리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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