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지침' 개편
청구액과 인하율 차등 연동, 연 100억 원 절감
앞으로 건강보험 청구액이 많은 약제는 보험 재정에서 지급하는 금액이 다소 줄어든다. '원샷치료제' 등 고가 약과 급격한 고령화로 약품비가 증가하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세부 운영지침'을 전면 개정해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해당 지침은 재정 영향이 큰 약제에 대한 사후 관리 제도로, 지금까지는 청구액이 아닌 사용량 증가율만을 따져 협상용 참고가격을 산출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및 제약업계와 구성한 제도개선협의체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했다.
개정 지침은 청구액에 따라 참고가격 산식의 인하율을 차등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제약사의 약제별 연간 청구액을 △30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5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 △300억 원 이상으로 구분해 청구액이 많을수록 인하율을 높이는 식이다. 높은 인하율을 적용하면 그만큼 청구액이 줄어들고, 건강보험에서 지급하는 금액도 절감된다. 청구액 50억 원은 의약품 중 상위 5%, 300억 원은 상위 1%에 해당한다.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에서 제외하는 기준은 청구액 20억 원 미만에서 30억 원 미만으로 상향했다. 건강보험공단은 재정적 영향이 큰 약제를 중심으로 청구액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협상 제외 기준을 높였다.
이외에 혁신형 제약기업이나 연구개발(R&D) 비중이 10% 이상인 제약사의 약제 중 5년 내 3회 이상 연동 협상 대상이 된 경우는 참고가격 산출 시 혜택을 주고, 코로나19 등 불가피한 사유로 사용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약제에 대해서는 청구액을 환급하는 '일회성 환급 계약 제도'도 도입한다. 제약사의 선택 폭을 넓히는 취지다.
정해민 건강보험공단 약제관리실장은 "지침 개편으로 연간 약 100억 원의 재정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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