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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취임 20일 앞둔 라이칭더 압박 본격화...'대만 독립 의지' 꺾어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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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취임 20일 앞둔 라이칭더 압박 본격화...'대만 독립 의지' 꺾어두기

입력
2024.04.28 16: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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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국민당과 부쩍 잦은 소통
블링컨 떠난 직후 군사 시위도 재개
경제 위기 의식...'제한적' 압박 무게

라이칭더(가운데) 대만 총통 당선자가 1월 13일 타이베이 민진당사 밖에서 열린 선거 승리 집회에 러닝 메이트 샤오메이친(오른쪽)과 함께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타이베이=AP 뉴시스

라이칭더(가운데) 대만 총통 당선자가 1월 13일 타이베이 민진당사 밖에서 열린 선거 승리 집회에 러닝 메이트 샤오메이친(오른쪽)과 함께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타이베이=AP 뉴시스

중국 권력 서열 4위인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대만의 친(親)중국 성향 제1야당 핵심 인사와 회동했다. 동시에 중국은 대만을 향한 무력 시위도 재개하고 나섰다. 대만 총통 취임을 20여 일 앞둔 라이칭더 당선자의 독립주의 예봉을 미리 꺾어 놓겠다는 게 중국의 심산으로 풀이된다.

27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왕후닝 주석은 이날 중국을 방문 중인 푸쿤치 국민당 입법원 원내총소집인(원내대표 격)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동했다. 왕 주석은 이 자리에서 "대만 입법원의 새 임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원내총소집인이 본토(중국)를 방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환영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중화민족으로 이뤄진 한가족"이라며 "가족은 자주 소통하고 더 가깝게 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마잉주 회동 이어 고위급 소통 심화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베이징에서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베이징에서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중국과 대만 국민당 고위 인사 간 소통은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국민당 원로이자 거물 정치인 마잉주 전 총통은 앞서 10일 베이징에서 회담을 가졌다. 이 회담에서 시 주석은 "체제가 다르다고 같은 나라라는 객관적 사실을 바꿀 수 없다"며 일국양제 통일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양측 간 부쩍 잦아진 소통은 다분히 다음 달 20일 제16대 총통에 공식 취임하는 라이 당선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라이 당선자는 취임 후 여소야대 상황에서 친중 성향인 국민당과 손발을 맞춰야 한다. 그의 취임에 앞서 친중 성향 야당의 힘을 더욱 키워주면서 취임사 등에서 나타날 라이 당선자의 독립주의 메시지를 미리 견제하겠다는 게 중국의 속내로 풀이된다.

중국은 라이 당선자 취임 전후까지 무력 시위 강도 또한 높일 전망이다. 27일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 전투기와 드론 등 22대의 군용기가 이날 대만 인근 상공에서 포착됐다. 이 중 12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방공식별구역에 침투했다. 영국 가디언은 "중국의 이날 무력 시위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24~26일) 일정이 종료된 직후 이뤄졌다"며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 기싸움의 일환이자, 취임을 앞둔 라이 당선자를 향한 압박이라고 해석했다.

미중, 대만 관련 원론적 대화만..."경제가 먼저"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2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있다.베이징=AP 뉴시스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2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있다.베이징=AP 뉴시스

다만 중국의 이 같은 견제가 미중 갈등을 심화시킬 수준까지 이르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뒤따른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최근 중국이 미국과의 각종 대화에서 대만 이슈를 다소 후순위에 배치하고 있다"며 "대만 문제보다 자국 경제를 통제하는 게 더 급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중국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미국과의 긴장을 낮추는 게 더 시급하기 때문에 공연히 대만 갈등을 증폭시키는 행동은 자제할 것이란 의미다.

실제 26일 베이징에서 블링컨 장관을 만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대만 문제는 넘어선 안 되는 레드라인(금지선)"이라는 기존의 원론적 입장만을 전달했다. 블링컨 장관을 만난 시 주석 역시 "악랄한 경쟁 대신 상호 성공을 위해 미중 간 차이를 존중해야 한다"며 상생 메시지를 강조했다. 반면 대만 문제와 관련한 언급은 공개하지 않았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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