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대사관, AV협회에 공문 보내
"합법 비자 없이 영리활동 우려"
'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에 출연 예정이었던 일본 성인물(AV) 배우들이 행사 참가를 목적으로 취업비자를 발급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관광 비자로 들어와 영리활동을 하면 위법이다.
26일 주일한국대사관 측에 따르면, 이날까지 영사부로부터 성인 페스티벌 참가 목적을 밝히고 단기취업비자(C-4)를 발급받은 AV 배우는 없었다. 90일 이하 체류기간 동안 한국에서 수익을 목적으로 공연 또는 연예 활동 등을 하려는 사람은 C-4 비자를 받아야 한다. 영사부는 AV 배우들의 소속사들이 위치한 도쿄 등을 관할하고 있다.
행사 관련 논란을 인지하고 있던 대사관 측은 일본 AV협회에 직접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지난 15일 발송된 공문에는 "최근 일부 외국 연예인이 합법적인 비자를 취득하지 않고 한국에서 팬미팅 등 영리활동을 하고 있다"며 "합법적인 비자 없이 영리활동을 하다 적발될 경우 추후 한국에서의 연예 활동은 물론 입국 자체가 거부될 우려가 있으므로, 협회가 소속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지도해 달라"고 적혔다.
AV 배우들이 비자를 신청할 때 '성인 페스티벌 참가'가 아닌 단순 '팬미팅'이라고 기재해 허가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돈을 받는 대가로 신체 접촉·노출 등의 행위를 하는 행사 참가를 신청 사유에서 일부러 누락했다면 출입국관리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게 대사관 측 해석이다. 어떤 영리활동인지 정확히 밝히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취업 비자 대신 관광 비자를 받고 영리활동을 했어도 위법이다.
출입국관리법 제18조는 외국인이 국내 취업활동을 할 때 적절한 체류자격을 받을 것을, 같은 법 제26조는 허가 신청과 관련해 위조·변조된 문서 등을 입증 자료로 제출하거나 거짓 사실이 적힌 신청서를 제출하지 말 것을 규정한다. 이를 어길 땐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행사 주최 측인 플레이조커는 행사 무산 이유에 대해 '한국 내 반발 여론으로 AV 여배우들의 신변 위협을 우려해 취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필요 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게 주된 취소 이유라고 일본 AV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본보에 "기획사들이 (C-4) 비자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다가 (대사관) 공문을 받고 나서야 '이게 뭐냐' 난리가 났다"며 "지금도 발각되면 배우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필요 비자를 받기 전까진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반면 플레이조커 관계자는 "AV 배우들은 개인 프로모션을 목적으로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었지, 영리활동 의도가 아니었다"며 "배우 소속사들도 이 내용을 알고 있고 협의 중이었다"고 전했다. 주최 측은 성 상품화 논란 등으로 행사장 예약이 잇따라 무산되자 6월 행사를 다시 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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