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작사들, 해외 진출 목표로 현지 업체와 논의
스튜디오드래곤의 사례 어땠나
미국 드라마 산업 노하우 쌓으며 성장 중
이제 한국은 좁다. K드라마 열풍 속에서 국내 제작사들이 내수용이 아닌 해외 진출을 목표로 삼고 움직이고 있다. 특히 콘텐츠 수출의 중심에 선 스튜디오 드래곤은 일찍이 해외 제작사와 손을 잡고 한국의 이야기 힘을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중이다.
국내 드라마 제작사들은 이제 세계를 바라보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으로 K드라마를 시청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이미 국내 제작사들은 해외 작품의 제작까지 넘보는 중이다. 가까이 있는 일본, 중국 뿐만 아니라 유럽, 중동 지역까지 바라보며 파이를 확장시키고 있다.
기존 K드라마의 해외 진출은 국내에서 제작된 드라마를 해외 기반 플랫폼을 통해 유통시키거나 리메이크 제작 판권을 해외사업자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주로 이뤄졌다. 지난해 스튜디오드래곤·클라이맥스스튜디오·래몽래인·바른손씨앤씨·에이스토리 등 국내 걸출한 제작사들 모두 해외 진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현지 업체들을 만나 피칭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국내 제작사들만의 일방향적 상황은 아니다. 워너브라더스나 애플티비플러스 등 해외 유수의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도 국내 제작사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면서 K콘텐츠의 위상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앞서 '오징어 게임' 신드롬으로 K콘텐츠가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상황에서 '마이데몬'이나 '연모' '이상한 나라의 우영우', 최근의 '눈물의 여왕' 등 거듭된 K콘텐츠 흥행이 해외에서의 선호도를 확실하게 올려놓았다. 이러한 배경으로 국내 제작사가 K드라마 강점을 해외 제작진·출연진과 결합시켜 현지어로 된 드라마를 직접 제작하는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여기에 스튜디오드래곤의 발 빠른 움직임이 눈길을 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한국 드라마 스튜디오 최초로 한국과 미국에서 드라마 IP를 동시에 생산하며 해외 제작을 리드 중이다.
2019년 스튜디오드래곤 미국 법인인 스튜디오드래곤 인터내셔널이 설립됐고 2020년부터 '운명을 읽는 기계' 기획개발 작업이 시작됐다. '완벽히 현지화된 콘텐츠'를 통해 현지 공략을 더욱 수월하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본지에 "한국보다 미국의 방송 시장 규모가 월등히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에서의 드라마 제작이 K드라마 산업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1년 기준 미국 방송 시장 규모는 1,896억 달러로 한국(19조 4,016억 원)의 12배 이상이다. 드라마 제작비 규모의 경우 미국은 회당 평균 110억 원 수준으로 한국(7.5억 원)의 10배 이상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의 작품 선공은 글로벌 엔터 산업에서 국내 제작사가 메이저로 포지셔닝됐다는 것을 상징한다. 한국에서 제작한 한국 드라마가 화제작으로 등극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득을 창출하면서 진정한 K-콘텐츠의 전성기로 볼 수 있다. 단순 제작비 투자, 리메이크 판권 판매 방식보다 미국 드라마 제작 노하우를 경험하면서 글로벌 진출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운명을 읽는 기계' 시즌1은 글로벌 OTT 순위 서비스 플릭스패트롤 기준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애플TV플러스 TOP10에 진입했고, 북미·영국·호주 등에서는 TOP3까지 오르며 인기를 얻었다. 글로벌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도 평론가 신선도 지수 92%를 기록했다.
향후에도 스튜디오드래곤은 K드라마 기획·제작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 합작 드라마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운명을 읽는 기계' 외에도 '파친코'의 쇼러너였던 수 휴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김언수 작가의 장편 소설 '설계자들'을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드라마를 미국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함께 준비 중이며, 미국판 '사랑의 불시착' '빈센조' 등의 미국 현지 타깃으로 한 드라마들이 기획개발 중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