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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TSMC와 차세대 HBM 개발 맞손... 엔비디아와 더 강해진 'AI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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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TSMC와 차세대 HBM 개발 맞손... 엔비디아와 더 강해진 'AI동맹'

입력
2024.04.20 04: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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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양산 목표 HBM4 개발에 협력 예정
HBM 성능·전력효율 끌어올리고 '맞춤형 HBM' 제공 준비
엔비디아 AI 개발용 GPU와 연결고리 강화

SK하이닉스(왼쪽)와 TSMC 로고.

SK하이닉스(왼쪽)와 TSMC 로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전문 제조사 SK하이닉스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세계 1위 기업 대만 TSMC가 협력 관계를 공식화했다. 현재 양산 중인 5세대 HBM(HBM3E)을 뛰어넘는 6세대 HBM(HBM4) 개발과 '맞춤형 HBM' 생산을 위해 협업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AI 반도체 전문 기업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두 회사가 사실상 한 팀이 된 것으로 엔비디아 패권 아래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확실하게 이어가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HBM 기반 역할 '베이스 다이', TSMC 첨단 공정서 생산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정문인 행복문. SK하이닉스 제공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정문인 행복문. SK하이닉스 제공


19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두 회사는 최근 대만 타이베이에서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26년 양산 예정인 HBM4를 힘을 모아 개발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우선 HBM 패키지 속 맨 아래 들어있는 '베이스 다이'의 성능 개선에 집중할 예정이다. HBM은 여러 장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용량과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인데 베이스 다이는 그 주춧돌 역할을 하며 GPU와 연결돼 HBM을 통제한다.

SK하이닉스는 HBM3E까지는 자체 공정으로 베이스 다이를 만들었지만 HBM4부터는 TSMC의 초미세 선단 공정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베이스 다이의 제한된 공간에 추가 기능을 담을 수 있고 성능과 전력 효율성에 대한 다양한 고객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맞춤형(Customized) HBM' 생산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어드밴스드 패키징(후공정) 분야에서도 협업한다. SK하이닉스의 HBM과 TSMC 특유의 패키징인 'CoWoS(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의 기술 결합을 최적화해 고객의 요청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담당 사장은 "TSMC와 협업을 통해 최고 성능의 HBM4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고객들과 개방형 협업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면서 "앞으로 고객 맞춤형 메모리 플랫폼 경쟁력을 높여 종합 AI 메모리 공급자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케빈 장 TSMC 사업개발담당 수석부사장은 "TSMC와 SK하이닉스는 수년간 견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세계 최고의 AI 솔루션을 시장에 공급해 왔다"면서 "HBM4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해 최고의 통합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턴키' 맞서 '고객-파운드리-메모리' 3각 동맹 띄운 하이닉스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가 열린 1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 센터에 마련된 전시관에서 SK하이닉스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가 열린 1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 센터에 마련된 전시관에서 SK하이닉스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회사가 '고객'을 따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대표 고객은 AI 반도체 시장의 중심 엔비디아다. 엔비디아가 위탁한 GPU를 TSMC가 만들고 거기에 하이닉스의 HBM을 연결하는 방식의 공급망 협업은 상당 기간 이어져 왔다. 이번 협업 발표가 양사의 관계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고객-파운드리-메모리로 이어지는 3자 간 기술 협업을 바탕으로 메모리 성능의 한계를 돌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 패권이 유지되는 한두 회사의 수혜도 공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MI350'을 준비 중인 AMD나 '가우디 3'를 앞세운 인텔 등이 거대 기술기업(빅 테크)을 겨냥해 새 고성능 칩을 개발하며 추격하지만 아직까지는 힘에 부친다. 엔비디아는 3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차세대 GPU와 자체 개발 중앙처리장치(CPU)를 결합한 '블랙웰 슈퍼칩'을 선보이면서 고성능 컴퓨팅 시장에서 앞서 나갈 것을 예고했다.

이번 협업은 HBM 시장에선 다소 뒤처진 삼성전자의 추격에 하이닉스가 맞서는 데도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양쪽을 쥔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 '턴키 전략'을 통해 기술 경쟁을 준비해 왔다. 반면 메모리 기업인 SK하이닉스로선 파운드리 기업 TSMC와 손잡으면서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업계 최초 HBM3E 12단 제품을 개발했다고 발표하는 등 기술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재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D램개발실 상무는 18일 삼성전자 뉴스룸 인터뷰에서 "최적화한 조립 기술과 최첨단 공정 기술을 통해 HBM4엔 16단 적층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 밝혔다. 김경륜 상품기획실 상무도 "HBM4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기획하고 준비해 시장을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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