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찬양가요도 처음으로 공개
"김정은 체제 공고화 위한 움직임"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삼천리' 표현을 '이 세상'으로 변경한 새 가사의 애국가도 대중 앞에서 처음 불려졌다. 김일성 등 선대의 한민족 개념을 지우는 한편, '자애로운 어버이' 이미지 구축 등으로 김정은 독자 통치체제 기반 마련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18일 통일부와 강동완 동아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평양에서 열린 북한의 뉴타운 '화성지구 2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 기념공연 행사에선 김 위원장의 지도체제 확립 시도 정황이 여럿 포착됐다. 기념공연 자체도 낮이 아닌 야간에 화려한 조명으로 건물을 부각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의도가 역력했다. 준공식과 기념공연은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됐다.
눈길을 끈 대목은 북한의 새 애국가였다. 준공식과 기념식에서 두 차례 울려 퍼졌는데, 가사 변경 뒤 대중 앞에서 불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2월 웹사이트에 게재된 애국가에서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을 '이 세상 아름다운 내 조국'으로 가사 변경했다.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남북의 '민족' 개념을 부정하고 '두 국가관계'로 설정한 북한이 한반도 전체를 뜻하는 '삼천리'를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이라고 해석됐다. 애국가는 작곡자 김원균이 1940년대 후반 만들었으며, 북한 헌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가는 애국가"라고 규정하고 있다.
기념공연에선 새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의 최초 공연도 뮤직비디오 상영과 함께 있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김 위원장이 아이들이나 학생 등 ‘미래세대’와 스킨십을 하는 사진과 딸 주애의 모습이 담겼다. 강 교수는 "친근한 어버이 신곡을 먼저 연주한 다음으로 새로운 애국가가 연주됐다"며 "김정은이 김일성·김정일의 권위를 넘어서려는 의도된 연출"이라고 해석했다. 김정은이 자애로운 어버이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선대의 후광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사상을 바탕으로 한 통치체제 구축을 선전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화성지구 등 구축 자체가 김정은 리더십 공고화를 위한 수단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지도층의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해선 뭔가 주고받아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당에 기여한 이들에게 번듯한 주택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