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5.1% vs 노조 6.5% 임금 인상률 이견
파업 가능성엔 "사측 전향적 태도 보여야"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17일 회사 창사 이래 첫 단체행동에 나섰다. '무노조 경영' 전통이 있던 삼성전자에서 처음 나타난 움직임인데 향후 파업 등 쟁의행위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전삼노는 이날 낮 12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점심시간을 이용해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부품연구동(DSR) 앞에서 문화행사 형식의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참가 인원은 약 2,000명이다. 한국노총 산하 전삼노는 5개 삼성전자 노조 가운데 가장 큰 조직으로 가입자가 2만6,000여 명(15일 기준)이다. 국내 삼성전자 직원 약 12만 명 중 22%가 조합원이다. 집회 장소를 두고 노사 간 신경전이 있었으나 행사 자체는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집회는 임금협상이 결렬되며 추진됐다. 삼성전자와 전삼노는 2023년·2024년 임금협상을 묶어 10여 차례 교섭을 이어왔으나 임금 인상률과 휴가제도 등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지난달 18일 교섭이 결렬됐다. 인상률로 사측은 최종 5.1%를 제시했고, 노조는 6.5%를 요구했다. 전삼노는 사측이 노사협의회를 통해 일방적으로 임금을 결정했다고 비판하며 노조와의 대화에 전향적 태도를 보일 것을 촉구했다.
지난달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와 전삼노는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지만 파업에는 신중한 기색이다. 전삼노는 "한국사회와 국제사회에서 삼성전자 영향력이 매우 크기에 파업이 일어나면 타격은 사측뿐 아니라 노측과 국민까지 입을 수 있다"면서도 "사측에 전향적 변화가 없다면 결국 파업으로 가는 길로 내모는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1969년 창사한 삼성전자에서 지금까지 파업 등 쟁의행위는 전례가 없다. 전삼노는 다음 달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두 번째 단체행동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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