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대만행 뒤 단절된 군사채널 완전 복원
남중국해 군사적 긴장 관리 필요성 공감대
대만·중동·북한 등 군사 현안 이견은 여전
미국과 중국 국방장관이 17개월 만에 회담에 나섰다. 미중 갈등의 핵심 고리인 군사 분야 채널까지 완전히 복원되면서 지난해 2월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촉발된 양국 간 긴장 상태 완화의 마지막 퍼즐까지 맞춰진 모양새다.
16일(현지시간) 양국 국방부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은 이날 화상 회담을 열고 양국 간 주요 군사 현안을 논의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미중 양국 간 소통 채널을 계속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향후 중국과 다양한 수준에서 대화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남중국해 긴장' 고조 속 국방장관 채널 복원
미중 국방장관 간 직접 소통은 2022년 11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계기 회담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중국은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하며 미국과의 군사 분야 대화를 중단했다. 이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2월 중국 방문을 추진하며 군사 채널도 복원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중국 정찰풍선의 미국 영공 침범 사태가 터지며 양국 관계는 다시 악화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미중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 분야 대화 재개에 합의하고, 합참의장 간 소통 재개를 거쳐 5개월 만에 양국 국방장관 소통 채널까지 복원했다.
이번 회담이 남중국해 긴장 상승 국면에서 이뤄진 점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미국은 지난 11일 사상 첫 미·일·필리핀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중국의 남중국해 패권 장악 시도를 견제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해·공군 전력을 동원한 '돌격 훈련'을 실시하며 맞불을 놨다. 그러나 미중 대화를 늦출 수 없는 만큼 소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한 관리는 미국 CNN방송에 "중국이 최근 이 분야(군사 채널)에서의 소통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번 대화를 계기로 올해 안으로 더 많은 소통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이란 문제 등 주요 현안 이견 여전
대화 복원이 이견 절충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모든 곳에서 비행·항해를 계속할 것"이라며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군사 작전 지속 의지를 강조했다. 또한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부품 공급과 북한의 최근 군사 도발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반면 둥 부장은 "현재 남해(남중국해) 형세는 안정적이고 이 지역 국가들은 문제 해결 능력이 있다"며 "미국은 중국의 단호한 입장을 똑똑히 인식하고 중국의 해양 주권을 존중하라"고 지적했다. 남중국해 문제에서 미국의 개입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또한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대만 독립을 위한 일체의 외부 지지를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에 대한 평가도 이날 회담에서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각각 이스라엘과 이란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별다른 합의 지점을 찾지는 못했을 공산이 크다. 앞서 오스틴 장관은 15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이스라엘 방위 지지 원칙을 재확인했다. 반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6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하고, "이번 (이란의) 공격은 제한적이며 자위권 행사 차원이라는 이란 정부 성명에 주목한다"며 사실상 이란을 두둔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