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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 쇼크' 테슬라, 인력 10% 감원... 머스크 "싫지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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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 쇼크' 테슬라, 인력 10% 감원... 머스크 "싫지만 해야"

입력
2024.04.16 06:49
수정
2024.04.16 10: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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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인력 10% 감축기로... 어려운 결정"
테슬라 'TOP4' 배글리노도 퇴임... 주가 하락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에서 열린 브레이크스루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EPA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에서 열린 브레이크스루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EPA 연합뉴스


올 1분기(1~3월) 차량 인도량이 지난해 대비 8.5%가량 줄어든 테슬라가 전 세계 인력의 10%를 내보내기로 했다. 아울러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2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 온 핵심 임원도 회사를 떠난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광범위하게 냉각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개편"(월스트리트저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머스크 "역할 중복됐다"... 약 1만4000명 내보낼 듯

머스크는 15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정리해고 계획을 직접 알렸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전 세계에 여러 공장을 확장하고 급속히 성장해 오면서 특정 영역들에서 역할과 직무가 중복됐다"며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회사의 모든 측면을 살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조직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전 세계적으로 10%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이것(감원)보다 더 싫어하는 일은 없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정리해고 영향을 받게 될 인원이 얼마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1만 명이 넘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테슬라의 전 세계 직원 수는 3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14만473명이다. 이를 감안하면 1만4,000만 명 안팎이 회사를 떠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감원 대상에는 머스크와 가까운 임원들도 포함됐다. 드루 배글리노 수석 부사장과 공공정책·사업개발 등을 담당해 온 로한 파텔 부사장 등이다. 배터리, 모터 등 기술 개발을 총괄해 온 배글리노는 약 18년간 테슬라에 근무하며 머스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인사다. 머스크를 포함한 테슬라의 핵심 경영진 4명 중 하나이기도 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의 테슬라 판매점 외부. 산타모니카=AF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의 테슬라 판매점 외부. 산타모니카=AFP 연합뉴스


핵심 임원 두 번째 이탈에 투자자 우려 커져

테슬라의 인력 감축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지난 2일 테슬라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실리콘밸리에서는 "테슬라가 대규모 정리해고를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테슬라는 1분기 전년 대비 8% 이상 감소한 38만6,000여 대를 인도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2020년 이후 4년 만의 첫 역성장이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저가 전기차 공세로 수익성까지 크게 악화한 것이 부진한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재 탓에 독일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돌발 악재가 불거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인력 감축 소식이 전해진 뒤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5.59%나 급락했다. 월가에서는 특히 배글리노의 퇴임이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준 것으로 분석한다. '머스크의 후임 CEO'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잭 커크혼 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해 돌연 회사를 떠난 데 이어 또 다른 핵심 임원이 이탈하게 됐다는 점에서다. 금융투자사 러닝포인트캐피털 어드바이저의 마이클 애슐리 슐만 최고투자책임자는 "테슬라의 성장이 어려움에 빠졌다는 더 큰 부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 35% 하락했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약 5,143억 달러(약 714조 원)로, 1조 달러를 넘겼던 2021년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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