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쿠젠, 무패 우승 등 '트레블' 도전도
'케인의 저주' 때문일까. 지난 시즌까지 11년 연속 독일 분데스리가 정상에 올랐던 바이에른 뮌헨이 올해 우승컵을 놓쳤다. 뮌헨을 꺾고 1위에 오른 팀은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이 몸 담았던 레버쿠젠이다. 사비 알론소 체제의 레버쿠젠이 분데스리가 정상에 오른 건 창단 120년 만에 처음이다.
레버쿠젠은 15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베르더 브레멘과의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29라운드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승점 79점을 기록한 레버쿠젠은 2위 바이에른 뮌헨(승점 63)과의 격차를 16점으로 벌리며 남은 5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리그 우승을 조기에 확정 지었다.
레버쿠젠은 1980년대 들어 차범근 전 한국대표팀 감독 등의 활약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컵에서 우승하는 등 독일을 대표하는 강팀이었다. 하지만 리그에선 준우승만 5차례하며 우승과는 인연이 없어 '네버쿠젠(Neverkusen)'이란 조롱 섞인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런 레버쿠젠을 '승리의 팀'으로 이끈 건 사비 알론소 감독이다. 알론소 감독은 2022년 10월 레버쿠젠의 지휘봉을 잡은 뒤 전술적 능력을 만개하며 단 두 시즌 만에 레버쿠젠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남은 5경기에서 패배가 없다면 분데스리가 사상 처음으로 '무패 우승'이란 대업도 이룰 수 있다.
더불어 레버쿠젠은 내친김에 '트레블(3관왕)'까지 넘보고 있다. 내달 26일 카이저슬라우테른과 독일축구협회(DFB)-포칼 결승전을 치르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선 4강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알론소 감독은 브레멘과 경기 후 "믿기지 않는다. 우리는 (우승을) 즐길 자격이 있다"며 기뻐했다. 이어 트레블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은 분데스리가 우승을 즐길 순간이다. 미래에 대한 생각은 잠시 내려놓겠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뮌헨은 초상집 분위기다. 12년 만에 2위로 고꾸라지면서 팬들 사에서는 '케인의 저주에 걸려든 게 아니냐'는 원망 섞인 울분이 터져 나오고 있다. 케인은 엄청난 득점포를 가동하는 최고의 공격수지만, 선수생활 중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지 못했다. 토트넘(잉글랜드)에서 뮌헨으로 옮긴 것도 우승을 향한 열망 때문이었지만, 공교롭게도 케인이 이적한 첫 시즌에 뮌헨이 우승을 놓쳐 뒷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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