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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멸 위기, 교육정책으로 푼다”

입력
2024.04.17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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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동한 춘천시장 ”시민의 삶 가까이 도서관 배치
교육·복지·도시재생 역할 통해 지역소멸 대응해야”
보육에서 대학까지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제공
수준 높은 인재 첨단산업 이끄는 발전 모델 추진

편집자주

우리의 미래 지방에 답이 있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육과 복지, 전략사업 육성이 어우러진 정책을 통해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원 춘천시 제공

육동한 춘천시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육과 복지, 전략사업 육성이 어우러진 정책을 통해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원 춘천시 제공

지역에서는 삶의 터전이 곧 없어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28개 자치단체 중 절반이 넘는 118곳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진학과 취업을 위한 수도권으로의 청장년층 이탈에는 가속도가 붙고 있으나, 지역으로의 인구유입 정책 등 대안이 작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육동한(65) 강원 춘천시장은 “교육을 중심에 둔 정책으로 지역소멸 위기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면과 통화로 이뤄진 인터뷰에서 육 시장은 “곳곳에 자리한 도서관을 통해 주민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소통 공간, 방과 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한편 대학과 기업, 교육당국, 자치단체가 힘을 모아 전략산업을 이끌 인재를 키워내는 복합적인 교육정책이 필요하다”고 구체적 방법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춘천시에서는 25일 '교육도시 춘천, 지역도서관 활성화 선도한다'를 주제로 '우리의 미래, 지방에 답이 있다(미지답)' 포럼이 열린다. 육동한 시장과의 일문일답.

_지역소멸 해법으로 도서관을 언급했다.

"'도서관은 책을 보고 공부하는 곳이다'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요즘 도서관은 정보와 사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공간이자 커뮤니티다. 무궁무진한 정보와 재미, 소통이 이뤄지는 도서관은 과거와는 다른 개념의 보물창고인 셈이다. 도서관은 도시재생의 문을 열고 지역소멸 위기를 닫을 열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시민의 삶 속에 도서관이 꼭 자리 잡아야 한다.”

_도시재생 측면에서 도서관의 역할은 무엇인가.

“예를 들어 춘천 북부공공도서관은 소양강 이북지역 인구증가 등 도시확장에 맞춰 건립했다. 춘천 강북지역을 자주 오가는 양구군과 철원·화천군 등 인근지역 주민에게는 정보와 나들이, 휴식 장소를 제공한다. 멀리 대도시로 가지 않아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도시재생이 필요한 곳에 도서관을 지으면 사람이 모여 도심 기능이 강화되고 상권회복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_시정 최우선 과제를 ‘최고의 교육도시’라 강조했다.

“과거 대한민국이 교육을 통해 국가를 재건한 것처럼, 우리 앞에 닥친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에 대응하려면 교육이 바로서야 한다. 지역발전을 이끌 인재를 키워내야 미래가 있다. 경쟁력 있는 도시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도서관과 돌봄 등을 연계한 촘촘한 복지와 맞춤형 교육이 꼭 필요하다. 교육이 국가는 물론 지역의 미래를 정한다.”

육동한 춘천시장이 올해 초 시청 브리핑룸에서 교육발전특구와 기업혁신파크 지정 등 신년 계획을 취재진에 밝히고 있다. 춘천시 제공

육동한 춘천시장이 올해 초 시청 브리핑룸에서 교육발전특구와 기업혁신파크 지정 등 신년 계획을 취재진에 밝히고 있다. 춘천시 제공

_여전히 지역인재 유출이 심각하다.

“춘천에서만 한 해 300~400명이 고교 입학 전부터 수도권으로 빠져 나간다. 지방에 살면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갖기 어렵고 삶의 질이 떨어질 것이란 생각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현재 지방자치제도는 제도적 한계로 지자체가 인재유출 문제에 대한 구체적 대안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고 교육청에 재정지원만 한다. 이는 인재유출의 주된 원인이다.”

_인재유출을 막을 대안은 무엇인가.

“교육의 질 개선과 효과적인 투자 등 재정문제를 개선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춘천시에 교육도시과와 산학협력과 신설 등 전담부서를 두고 교사와 학생, 시민이 참여하는 교육도시위원회를 만든 것도 새 틀을 짜기 위해서다.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지금까지 일선학교 16곳을 방문했다. 시의회와 교육당국도 한 몸이 돼 ‘춘천형 교육 모델’을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 최근 교육부와 지방시대위원회가 추진하는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에 춘천이 선정돼 기반을 마련했다.”

_‘에듀 포레스트 춘천’이란 청사진을 제시했다.

“나무를 심고 가꿔 숲을 이루듯, 인재를 발굴해 성장시켜 그들이 지역에 뿌리 내릴 수 있는 토양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보육부터 유치원, 초중고, 대학까지 생애주기별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는 게 목표다. 마을 돌봄 시스템인 ‘우리 봄내 동동’을 확대하고 학생이 줄고 있는 원도심 학교에 영어 등 글로벌 교육, 인공지능(AI), 디지털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자율형 공립고와 협약형 특성화고 지정, 학교복합시설 구축 등을 통해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겠다. 춘천을 체(體), 덕(德), 지(智), 예(藝)를 갖춘 인재를 배출하는, 전국 최고의 교육도시로 만들겠다.”

_지역 대학도 위기다. 함께 성장할 계획은.

“춘천은 대학 6곳을 보유한 도시다. 지난해 정부 글로컬대학30 지원대상에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두 곳(강원대, 한림대)이 선정될 정도로 교육, 연구환경이 좋다. 대학 총장과 학장이 참여한 ‘대학도시 정책협의회’를 중심으로 지역과 대학의 상생을 논의 중이다. 지역 수험생이 혜택을 받고 대학도 우수인재를 확보하는 지역인재전형 확대를 위한 공감대를 마련했다. ”

_시가 추진하는 기업혁신파크에도 인재가 꼭 필요한데.

“기업혁신파크는 9,364억 원을 들여 춘천 남산면 광판리 일대(368만㎡)에 첨단지식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우수 인력 확보가 관건이다. 교육정책을 통한 지역인재 육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업혁신파크 내에 외국인 학교 설립이 가능한 점이 주목된다. 송도국제학교와 제주영어마을과 같은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첨단산업과 맞물린 교육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는다면 춘천은 손꼽히는 글로벌 도시가 될 것이다."

지난달 11일 육동한 춘천시장이 춘천시 남산면 광판리 기업혁신파크 예정지에서 첨단지식산업도시 조성에 대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춘천시 제공

지난달 11일 육동한 춘천시장이 춘천시 남산면 광판리 기업혁신파크 예정지에서 첨단지식산업도시 조성에 대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춘천시 제공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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