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점유율 2023년 9.3%→2024년 11.2%
SK온과 글로벌 순위 뒤바뀌어
고품질·고부가 제품 집중 전략 효과
"보급형 제품·전고체 배터리로 본격 성장 드라이브"
전기차 수요 둔화로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이차전지 업계에서 삼성SDI가 50% 가까운 성장률을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 1, 2월 국산 배터리 '빅3'(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중 유일하게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렸는데 중국 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급성장하고 있어 삼성SDI의 선전은 더 눈에 띈다. 업계에서는 고품질·고부가 제품에 집중한 전략이 들어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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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1, 2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하이브리드차, 중국 제외)에 들어간 총배터리 사용량 약 46.2기가와트시(GWh) 중 삼성SDI의 점유율은 11.2%(5.2GWh)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대비 48.0% 성장한 것으로 성장률로는 국내 빅3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해 삼성SDI(9.3%)는 글로벌 점유율 순위에서 SK온(12.0%)보다 낮은 순위에 머물렀으나 올해 들어 SK온이 역성장(9.1%)하면서 순위가 바뀌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 기간 9.5GWh에서 11.7GWh로 22.3% 성장해 글로벌 2위 자리를 지켰다.
이처럼 삼성SDI가 불황기에 점유율을 키운 배경에는 고급화 전략에 힘을 쏟은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배터리 공세를 피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고객사를 늘린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하이니켈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를 앞세워 BMW나 아우디 등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를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다.
SNE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삼성SDI는 BMW i4·5·7, 아우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유럽에서 충실한 판매량을 보여줬다"며 "북미에서도 리비안 R1T·R1S·EDV 모델이 많이 팔린 덕에 고성장세를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가 이어지면서 프리미엄 차량일수록 판매량이 오히려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전기차 세그먼트에 속하는 고객사들의 양호한 판매량으로 삼성SDI 출하량은 올해도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황 들어섰지만 양적 확대, 전고체 개발 등 올해부터 본격 드라이브
이에 따라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해 최근 다소 보수적으로 투자했던 삼성SDI는 올해 본격적으로 양적 확대와 투자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전기차의 캐즘(chasm·시장 확대 이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 시기가 지나면 전기차 보급 확산 시기에 맞춰 점유율을 더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우선 올해 BMW 등 주요 완성차에 공급하고 있는 각형 배터리 P5보다 성능을 높인 P6를 상반기 중 출시하고 2025년에 내놓을 예정인 원통형 46파이 제품도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미국 내 단독 생산 공장도 준비하겠다는 계획도 밝혀 둔 상태다.
특히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도 계획대로 2027년 양산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SDI는 3월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이차전지 박람회 '2024 인터배터리'에서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생산 일정을 구체적으로 알렸다. 이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6월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양산을 시작해 지난해 말 완성차 업체 세 곳에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제공하고 가격과 성능 등을 논의하는 등 순조롭게 전고체 배터리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3월 2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전고체 핵심 소재에 대한 양산 성능을 확보하고 양산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며 "시장에서 전고체 전지 기술 리더십은 물론 최초로 양산하는 모습을 반드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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