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기시다 회담 당일, 전격 만남
시진핑 "외세는 가족 재결합 못 막아"
마잉주 "양안 분쟁 평화적 처리해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친(親)중국 성향의 마잉주 전 대만 총통과 9년 만에 다시 만났다. 마 전 총통의 총통 재임 기간이던 2015년 중국·대만 간 첫 정상회담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같은 날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마 전 총통을 만났다고 미국 CNN방송이 중국 관영 CCTV를 인용해 전했다. 1949년 중국과 대만의 분단 이후 대만 전직 총통이 베이징에서 중국 최고지도자의 환영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CNN은 짚었다.
시 주석은 이날 개회사에서 "양안(중국과 대만) 동포는 모두 중국인"이라며 "외부의 간섭은 가족과 국가의 재결합이라는 역사적 추세를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만 독립을 반대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함께 외세 개입은 배제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천명한 것이다.
이에 마 전 총통은 양안이 서로 다른 체제 아래 발전했지만 양안 국민은 모두 중화민족에 속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양안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중화민족은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 될 것"이라며 "양안의 중국인은 양안 분쟁을 평화적으로 처리하고 갈등으로 치닫지 않을 수 있는 충분한 지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 전 총통은 이달 1~11일 대만 대표단을 이끌고 이른바 '성묘 여행'으로 중국에 머물고 있다. 2년 연속 중국을 찾은 마 전 총통은 지난해 방중 때는 베이징을 들르지 않았다. 반면 이번 일정에는 베이징이 포함돼 일찌감치 시 주석과의 만남이 점쳐진 바 있다.
특히 이날 두 사람이 만난 시점이 절묘했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풀이되면서다. 대만 문제 논의가 확실시되는 미일 정상회담을 견제하려는 중국 의도가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대만 정부의 한 고위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미일 정상회담에 맞춰 (같은 날로) 만남을 연기했다"고 CNN에 말했다.
이날 만남은 독립주의 성향이 짙은 라이칭더의 대만 총통 취임을 한 달여 앞두고 이뤄지면서 새 정권 견제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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