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공식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11일 북한을 공식 방문한다. 대외적 이유는 수교 75주년 축하와 향후 교류협력 발전 방안 논의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 방중과 정상회담 등 한미일 협력에 맞선 북중러 연대의 새로운 틀을 다지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자오 전인대 상무위원장 겸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은 11~13일 2박 3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자오 위원장은 시진핑 국가주석, 리창 총리에 이은 중국 내 권력 서열 3위로, 코로나19로 폐쇄됐던 국경이 다시 열린 이후 평양을 방문하는 첫 중국 최고위급 인사다. 2019년 6월 시 주석이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정치국 상무위원급 인사가 방북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과 중국은 자오 위원장의 이번 방북을 수교 75주년이자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인 올해를 '조중친선의 해'로 선포, 다방면의 교류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달리 북한과 어느 정도 '거리두기'를 해 왔다. 러시아와 북한이 '푸틴-김정은' 정상회담을 갖는 동안 중국은 차관급인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을 평양에 보낸 게 전부였다.
전문가들은 북러 밀착을 의식한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 관리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중국은 예상을 웃도는 북러 밀착 행보를 보면서 지정학적, 경제안보 전략적 이익이 유효한 북한을 러시아에 통째로 내줄 순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북한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외교적 가치가 중국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북중 관계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자오 위원장 방북 후 단시간 내에 최룡해 상임위원장이 방중해 북중 정상회담을 위한 길을 닦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내다봤다. 이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김 위원장 방러의 답방 차원에서 평양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즉 북한을 매개로 중국과 러시아가 결속하면서 반미 연대가 공고해지는 모양새가 연출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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