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폭행 사건
피해 여성 "혐오 범죄 빠져...아쉬워"
지난해 11월 4일 경남 진주시의 한 편의점에서 20대 남성이 20대 여성 아르바이트생을 폭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머리가 짧다(쇼트커트)'는 이유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20대 남성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다. 피고인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이 인정됐다.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3단독 김도형 부장판사는 9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한 사건이 발생한 편의점 주인에게 배상금 250만 원, 현장에서 폭행을 말리다가 다친 50대 남성 B씨에게 치료비 및 위자료 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김 부장판사는 "법무부 병원에서 피고인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로 추정되며 현실검증 능력이 떨어진 상태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정신감정 결과를 보냈다"면서 "피고인의 범행 경위나 언동, 수법 등이 모두 비상식적인 점을 종합해 심신미약을 인정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 여성은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고 B씨는 일주일간 병원에 있었다"며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 피해 보상이 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1월 경남 진주시의 한 편의점에서 피해 여성에게 "여자가 머리가 짧은 걸 보니 페미니스트"라며 "나는 남성연대인데 페미니스트나 메갈리아는 좀 맞아야 한다"고 말하고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말리던 B씨에게도 주먹을 휘둘러 어깨 등에 골절상을 입혔다. B씨는 지난달 실직 상태로 생활고를 겪고 있다며 법원에 엄벌 호소문을 제출했다.
여성단체는 법원 판결을 비판했다.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 및 225개 연대단체는 이날 "재판부가 피고인의 심신미약을 참작해 선고를 내렸다"며 "이번 사건의 원인은 정신질환도 정신장애도 아닌, 여성에 대한 혐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 구형대로 5년이 나와도 부족한데 감형을 해줘 또다시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규탄했다.
피해 여성도 "구형대로 5년을 채우지 못했고 혐오범죄라는 단어가 빠진 게 아쉽다"며 "다시는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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