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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숙련기술강국 코리아!

입력
2024.04.10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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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러시아 카잔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제45회 국제기능올림픽 대회 개회식에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9년 8월 러시아 카잔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제45회 국제기능올림픽 대회 개회식에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숙련기술과 미래지식이 만나는 역사적인 곳이 있다. 경기 부평에 자리 잡은 국제기능올림픽(WorldSkills) 역사관에는 우리나라가 처음 출전한 1966년 대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영상기록물, 오래된 상장과 메달이 전시돼 있다. 대한민국은 1977년 종합우승을 시작으로 2015년 브라질 상파울루 대회까지 총 19번의 종합우승 달성 기록을 보유한 유일한 국가이다.

국제기능올림픽 출전선수는 국내 지방기능경기대회를 거쳐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입상한 선수 가운데 선발해 강도 높은 수련 과정을 거치게 된다. 1966년 처음 개최한 지방기능경기대회는 그동안 30여 만 명이 넘는 기술인재를 배출했다. 그러나 최근, 그 역사의 흐름이 단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지방기능경기대회 참가 신청자는 4,711명으로 2014년(8,353명)의 56%로 반토막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청년층(15~29세) 인구 감소가 10% 정도임을 고려하면 가파른 속도다.

학력 위주의 사회적 편견, 괜찮은(Decent) 일자리에 대한 수급 미스매치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탓이다. 이렇다 보니 학교나 기업에서도 숙련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유능한 교사에 대한 구인난이 가중되며, 악순환의 고리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미래 기술인재의 양과 질의 하락은 대외적인 시그널로 확인할 수 있다. 2년마다 개최되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대한민국은 최근 2위 2번과 3위에 머무르고 있다.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고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산업현장 숙련기술인이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인공지능 산업생태계 구축을 위해 필요한 정보기술(IT) 고속도로를 만드는 것도 결국 숙련기술인이다. 예비 숙련기술 인재들이 기술 숙련도를 겨루는 기능경기대회가 중요한 이유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이 숙련기술 친화적 환경조성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지자체는 지역에 특화된 예비 숙련기술인 육성 토대를, 정부는 체계적인 종합지원을, 기업은 숙련기술 노동시장을 성장시켜야 한다. 정부도 기능경기대회 활성화를 위해 전망이 유망한 디지털 건축, 로봇시스템 등의 직종을 신설하고 대회 기간 중 취업박람회 개최, 기업과 일대일 취업 협약체결 등을 통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스위스, 일본, 대만은 세계 최일류 기술을 보유한 장수 강소기업이 많은 나라다. 이들은 여전히 국제기능올림픽에서도 상위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숙련기술은 튼튼한 강소기업을 만드는 힘이다. 강소기업이 많은 나라가 지속할 수 있는 국가를 이룬다. 다시 한번 숙련기술 강국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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