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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은

입력
2024.04.10 00: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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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와 인공지능의 대전환 시대
국제사회 공조와 급진적 해결책 시급
모든 걸 원점서 재평가하는 리더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인 자리에서 늘 등장하는 화제 중 하나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와의 문화충격에 관한 이야기다. MZ세대는 정말 어렵게 취업을 하지만 조기 퇴사 비율이 생각보다 높다. 고액 연봉을 받아도 결과는 비슷하다. 자기 계발 수단으로의 일자리를 기대하는데 실제로는 이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 미래가 불확실한 그들에게 일자리는 성장을 위한 학습의 장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일자리를 기업 성과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기업의 입장과는 상충될 수밖에 없다. '긱 이코노미' 확장도 그들의 이직을 돕고 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논하다 보면 늘 기업 문화는 상수요 임직원은 변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왜 시대변화가 상수고 기업 문화가 변수가 되면 안 되는 것인지 그게 궁금하다. 우리 주변 환경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는 기업 문화가 과연 그와 같은 속도에 대응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은 것이다.

기업은 그래도 외부 변화에 나름 빠르게 적응하는 편인데도 그렇다. 그런데 지금의 정부 조직이나 학교는 어떤가. 신의 직장이라던 공무원이나 교직원의 이직률이 증가하고, 취업 희망자도 줄어들고 있음이 이들 조직문화를 방증한다. 이런 상황에서 MZ세대의 문화적 이질감을 탓하고만 있을 것인지 되묻고 싶다.

지금은 기후 위기와 인공지능(AI)이 우리가 가진 상식을 모두 깨버리는 대전환의 시대다. 기업이 주주 이익 극대화를 주장하는 것이 머쓱한 시대다. 사회와 환경을 고려하는 ESG경영이 강조되고, 소비가 미덕이 아닌 악덕인 시대다. 가급적 재활용해야 하고, 버리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 경쟁력으로 믿고 있던 것들이 AI에 떠밀려, 고액 연봉을 받던 수많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할 일을 잃고 망연자실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헤쳐 나갈 진정한 리더십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우리 삶을 구해 줄 진정한 리더가 나타난다면, 원점에서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재평가하는 일부터 시작할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조직이나 교육제도 전반을 다시 설계하고 구축하자고 할 것이다. 기후 위기 대응만 하더라도 각 부처가 파편처럼 다룰 일이 아니다. 전 부처가 합심해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그 과정에서 기회를 만들어 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교육도 지금까지 마찬가지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벌자는 상식이 열심히 공부해도 AI보다 못하고 열심히 벌자니 지구가 망가질 수 있다는 새로운 상식으로 우리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그런 상황 인식하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눈앞 이익에 급급해 진영 논리와 과거 패러다임에 갇혀 헤매는 자들만 즐비하다. 그들에게 과거는 법이요, 상식이다. 그러니 미래가 보일 리 없다. 코앞에 닥친 인류의 가장 중대한 위협인 기후 위기에 대한 생각조차 없는 자들이 리더가 되겠다고 난리다.

미래의 리더는 대중에게 길을 제시하는 자들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글로벌 공유지의 비극 상황인 기후 위기와 AI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이며 우리의 대처방안도 급진적일 수밖에 없다. 이대로 나아갈 수 없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진정으로 지구를 사랑하고,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격정의 고뇌를 통해 갈 길을 기원해야 한다. 우리는 과연 어디로 가야 할지, 우리가 사는 의미는 진정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심사숙고하면서 길을 찾아야 한다. 그런 리더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인류의 미래도 지속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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