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하는 모임만 11개, 경조사비만 매달 200만 원씩
"판매 후 고객 관리 꾸준히, 재구매 이어져"
"하이브리드차, 수소차에 기대…누적 6000대가 다음 목표"
차 고장 났슈? 제가 글로 갈게유.
김창 현대차 영업부장
현대자동차만 5,000대를 팔아 당당히 '판매 거장'에 오른 김창(58) 현대차 아산탕정지점 영업부장이 9일 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뜻밖의 문장을 꺼냈다. 충남 천안시를 주무대로 활동해 온 그의 고객 절반가량은 농업에 종사하며 특히 60, 70대가 많다. 차에 문제가 생기면 생업에 바쁘고 몸이 불편한 고객 대신 김 부장이 차를 가져다 정비소에 맡기고 수리 후 찾아주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번 인연이 되면 끝까지 간다"는 게 그의 고객 관리 방식의 핵심이다. 그가 챙기는 동창회, 향우회 등 정기 모임만 11개, 한 달에 경조사비로만 200만 원 가까이 쓴다. 이렇게 살피는 고객이 3,000여 명에 이른다. "시간이 허락되는 한 고객과 보내는 시간을 늘리려고 한다"는 그는 "커피도 마시고 여러 가지를 하며 함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사후관리, 정확한 판매정보, 약속은 지킨다"
남다른 스킨십을 거쳐 차를 판매한 다음에 오히려 고객 관리에 더 철저한 이유가 뭘까. "재구매"가 그가 올리는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꾸준히 관리해 온 기존 고객들이 처음엔 소형차를 샀다가 5년 뒤 중형·대형차로 갈아타는 식으로 다시 찾아주더라"라는 것이다. 김 부장은 1989년 입사 후 지점 판매왕, 지역 판매왕에 연이어 오르며 해마다 평균 140대 넘게 팔았다. 사흘에 한 대꼴이다.
그럼에도 특별한 판매 조건을 제시하거나 사은품을 많이 끼워주는 식으로 영업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는 "다른 (현대차 영업직) 직원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영업을 해왔다"며 "고객이 따로 원하는 판매 조건이 있어도 알아보겠다는 식으로 넘기지 않고 되는 것은 '된다',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바로바로 얘기해준다"고 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고객과의 신뢰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의 영업 비밀은 ①고객과 친구가 되고,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한다 ②고객을 현혹하지 않고 정확한 판매 정보를 제공한다 ③한번 한 약속은 철저히 지킨다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25년 동안 한 우물만 팠다"는 그의 고객 관리는 성과로 이어졌다. 현대차가 누적 판매 대수 2,000대, 3,000대, 4,000대, 5,000대 달성 시 각각 달아주는 '판매장인', '판매명장', '판매명인', '판매거장'이라는 이름과 부상을 차곡차곡 모았다. 판매거장이 되니 회사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줬다. 그는 회사에서 행사비를 지원받아 고마운 고객들에게 식사도 대접할 예정이다.
"고객 문의 70%는 하이브리드차, 1000대 더…"
그런 그에게도 아쉬움이 남는 순간은 많았다. 김 부장은 "3년 전 포터 전기차를 찾는 분들이 많았을 때는 공급이 원활치 않았다"며 "반면 요즘은 물량은 많이 풀렸는데 수요가 줄었다"고 했다. '짐을 많이 싣다 보니 완전 충전 후 실주행 거리가 170~200㎞ 정도로 부족하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요즘 김 부장이 기대를 거는 것은 하이브리드차와 수소차다. 그는 "새 차를 사겠다는 고객의 70%는 하이브리드차를 묻는다"며 "(사려고) 기다리는 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그는 "(수소차인) 현대차 넥쏘를 직접 몰다 보니 정부·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고 연비가 좋아 고객들에게도 적극 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가 창립된 1967년 이후 판매거장은 김 부장을 포함해 19명뿐이다. 그럼에도 그는 "퇴직할 때까지 6,000대 판매를 목표로 열심히 뛰겠다"며 또 다른 목표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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