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최약체 평가 속에 7연승 질주
NC는 신구 조화 앞세워 단독 선두
키움과 NC가 프로야구 초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번 시즌 뚜껑을 열기 전 최약체로 꼽혔던 키움은 개막 4연패 후 7연승으로 3위, 지난해 4위로 선전하고도 올해 5강 후보에서 제외된 NC는 9승 4패로 단독 1위를 달린다. 두 팀은 각각 2022년 최우수선수(MVP) 이정후(샌프란시스코), 2023년 MVP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올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면서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겼지만 예상 밖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키움의 돌풍이 매섭다. 이정후도 없고, 에이스 안우진도 군입대로 없지만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팀답게 새로운 선수로 빈자리를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지난해 LG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주형이 이정후의 대체자로 자리매김했고, 마운드는 손현기와 전준표 등 루키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서 빠졌던 이주형은 이달 초 돌아오자마자 타율 0.524(21타수 11안타) 맹타를 휘둘러 키움의 반격을 주도했다. 올 시즌 후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김혜성과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조상우는 투타의 기둥 역할을 맡고, 베테랑 타자 이형종도 중심 타선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5~7일 연승 중인 팀들이 맞붙은 한화와의 3연전은 키움의 기세를 확인할 수 있는 시리즈였다. 키움은 한화가 자랑하는 막강한 선발 류현진, 펠릭스 페냐를 연거푸 무너뜨렸다. 6일 한화 선발 류현진에게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9점(4.1이닝)을 뽑아내며 패전을 안겼다. 이튿날 페냐도 3이닝 6실점(4자책)으로 조기 강판시켰다. 7일 선발 김민우를 상대로는 5이닝 1실점으로 고전했지만 캡틴 김혜성이 연장 11회말 솔로포로 경기를 끝냈다.
김혜성은 “10등 팀이 1등 팀을 이기는 게 야구”라며 “선수들이 외부 평가를 신경 쓰지 않고 각자 열심히 했기 때문에 분위기를 잘 이어갈 수 있었다”고 상승세의 비결을 설명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선수들이 주위의 평가와 시선에 대해 무감각해진 것 같다”면서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연승보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NC는 투타 전력이 안정적이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 최초로 트리플 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을 달성한 절대 에이스 페디가 없지만 새로 영입한 다니엘 카스타노가 페디 몫을 충분히 하고 있다. 세 차례 나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93을 찍었다. 2선발 카일 하트 역시 3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호투 중이다. 토종 에이스 구창모 공백은 신민혁이 2승 1패 평균자책점 1.56으로 메우고 있다.
타선은 손아섭, 박건우, 박민우 등 베테랑이 이끌고 서호철, 김형준 등 ‘젊은 피’가 받치는 신구 조화가 제대로 이뤄졌다. 5~7일 SSG와의 3연전을 싹쓸이할 때는 타선이 무려 31점을 폭발시키기도 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선수단 전체가 집중력이 매우 높다”며 “선후배들이 편한 분위기에서 즐겁게 하는 게 좋은 분위기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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