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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투자 늘려" WSJ 보도가 예사롭지 않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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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투자 늘려" WSJ 보도가 예사롭지 않은 까닭은

입력
2024.04.07 17: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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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추가 제조시설 200억?패키징에 40억 달러"
삼성은 "보조금 협상 중...확정되지 않아"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 부지.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 부지.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반도체 투자 규모를 440억 달러(약 59조 원)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2년 전 같은 지역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첨단 반도체 제조 시설(파운드리)을 짓겠다고 했는데 미국 정부와 보조금 협상을 진행하면서 투자 확정 금액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7일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공식 확인을 거부했다.

WSJ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번에 미국 내 반도체 투자 금액을 늘린 건 세 가지 이유에서다. ①우선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내 물가와 인건비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기존에 계획한 반도체 제조 시설을 짓는 데 수십억 달러가 더 필요해졌다. ②추가로 제조 시설 하나를 더 지어 200억 달러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③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주요 서버와 D램을 묶는 첨단 패키징 공정에도 40억 달러를 투자한다.



앞서 2022년 텍사스주 감사관실이 공개한 삼성전자의 세제 혜택 신청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년간 2,000억 달러(약 270조6,000억 원)를 투자해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새로 짓는 중장기 계획을 추진 중이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15일 삼성전자가 테일러시에서 44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는데 이 중장기 투자 계획 중 일부를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에 호재..."삼성전자, 최대 보조금 받을 것" 전망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5월 20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 후 연설을 마친 뒤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5월 20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 후 연설을 마친 뒤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두고 TSMC, 인텔 등과 본격 경쟁에 뛰어든다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엔비디아, ADM 등 AI 반도체 고객사가 몰린 최대 시장이지만 높은 물가와 인건비, 인재난 등으로 미국의 반도체 점유율은 1990년 37%에서 2020년 약 12%로 줄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단가는 대만과 한국에 비해 30% 높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법으로 미국 정부가 반도체 투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생산비 부담이 줄고, 다른 업체들도 미국 본토에 경쟁적으로 제조 시설을 지으면서 고객사와 접촉면을 늘리기 위해 추가 투자를 감행했다는 말이다.

WSJ는 삼성전자의 초대형 투자가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정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내 반도체 지배력 강화는 보조금 수백억 달러를 배정한 바이든 정부의 최우선 과제였지만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내 반도체 제조 비용이 늘면서 각종 투자 계획도 예상보다 늦어졌다.

이런 이유로 외신들은 미국 정부도 삼성전자에 통 큰 지원으로 화답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삼성전자가 미국 내 반도체 투자금으로 상무부로부터 받을 보조금이 60억 달러 이상이라고 전망했다. WSJ도 "미국 상무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단일 기업으로 최대 보조금을 받는 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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