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나 볼루아르테, 검찰 소환돼 5시간 조사
고가 시계 불법 취득 의혹으로 검찰 수사
탄핵안 발의됐지만 국회서 부결… 정국 혼돈
고가의 명품 시계를 불법적으로 취득했다는 의혹으로 탄핵 위기에 몰린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61)이 5일(현지시간)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현직 대통령의 '롤렉스 시계 스캔들'이 페루 정국을 뒤흔드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이날 검찰에 출석, 약 5시간 동안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의 혐의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고가의 명품 시계를 갖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하나를 제외한 나머지 명품 시계들은 친구로부터 빌린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 수사는 페루 온라인 매체인 '라엔세로나'의 보도로 시작됐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부통령 재임 시기를 포함한 2년여 동안 취득 경위가 불분명한 고급 시계를 최소 14개나 찼다는 의혹이다. 이 중 하나는 1만4,000달러(약 1,887만 원)짜리 롤렉스였다고 한다. 이후 "개인 계좌에 출처 불명의 30만 달러(약 4억425만 원)가 입금됐다"는 현지 언론의 추가 보도도 이어졌다.
페루 검경은 결국 지난 18일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불법 재산 증식·자산공개법 위반 혐의 예비 수사에 착수했다. 페루에서 선출 공직자는 2,774달러(약 374만 원) 이상 자산을 정부에 보고해야만 한다.
검경은 지난달 29일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볼루아르테 대통령 자택을, 다음 날에는 대통령궁 내 관저와 집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영장 집행 과정에서 협조를 받지 못하자 대통령 자택 문을 부순 뒤 강제 진입하기도 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줄곧 자신은 결백하다며, 검찰 수사에 대해 "거짓말"과 "연막"이라고 반발해 왔다.
그는 지난 1일에는 탄핵 위기에도 몰렸다. 페루 의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했지만, 보수·우파 의원들의 반대에 막혀 통과시키지는 못했다. 페루 헌법에 따르면 사망 또는 국회에서 판단한 신체·도덕적 무능력 등을 이유로 국회 의결을 거쳐 대통령을 해임할 수 있다.
'페루 첫 여성 대통령'인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당초 좌파 정당 '자유 페루' 소속이었으나, 당내 갈등 끝에 제명됐고 지금은 중도 및 우파의 지지로 연명하고 있다. 올해 1월 지지율은 고작 9%로,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인기가 없는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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