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네이버도 신고센터 별도 신설
구글은 사칭 광고 계정 정지하기로

주진형(오른쪽)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와 방송인 송은이가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유명인을 사칭해 투자를 유도하는 사기 범죄로 피해자가 속출하자 국내외 플랫폼 기업들이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스캠(Scam, 사기) 광고가 자주 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운영사인 메타는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네이버는 게시물 신고센터에 '사칭 피해 신고 창구'를 따로 만들었다. 네이버 밴드를 포함해 네이버 서비스에서 사칭 피해가 발생할 경우 이용자가 신속히 피해 신고를 할 수 있도록 바꾼 것이다. 사칭 관련 내용을 검색하면 '고객센터 도움말'을 맨 위에 보이게 해 신고를 쉽게 하도록 했다. 카카오도 오픈채팅에서 발생하는 사칭 광고 피해에 대해 이용자의 신고를 바탕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문제는 유명인 사칭 광고 피해가 주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해외 플랫폼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①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 투자자들에게 신뢰받는 경제 유튜버와 강사 등을 사칭한 광고가 뜬다. ②이런 광고 링크를 누르면 텔레그램과 네이버 밴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 개설된 '투자 리딩방'으로 이동한다. ③투자 리딩방에선 가짜 투자 정보를 제공해 불법 투자 사이트나 악성 앱에 가입하도록 하고 입금을 요청하는 피싱을 유도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규제와 감시가 느슨한 해외 플랫폼이 사칭 광고를 국내 플랫폼으로 들어오게 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인스타그램·페이스북 사기 광고 가장 많은데… 적극적 조치 無

사회관계망서비스 업체 '메타'의 로고와 메타의 핵심 서비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로고. AFP 연합뉴스
그러나 스캠 광고가 가장 많이 노출되고 있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는 모니터링 강화 외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메타는 자사 커뮤니티 규정을 어기지 않기 때문에 사칭 광고를 지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이 최근 광고 정책을 변경해 '유명인 사칭'을 거짓 광고에 포함시켜 해당 계정을 영구 정지하겠다고 밝힌 것과 대조된다. 다만 구글 계정도 회원 가입 단계에서 본인 확인을 실시하지 않아 계정을 정지해도 사기 광고를 제재하는 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사전 검열 등으로 해당 포털에서는 사칭 불법 광고가 뜨지 않도록 하고 있다.
국내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사칭 사기 광고를 신고해서 하나가 없어지면 10개의 사기 광고가 새로 생기는 상황"이라며 "메신저 리딩방에 대한 사후 제재로는 대응이 부족하기 때문에 해외 플랫폼도 사전에 사기 광고를 신속하게 차단하는 게 중요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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