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샌프란시스코 회담 5개월만에 전화 회담
'중국 기술 통제'·대만 문제 등 주요 현안 건건히 대립각
"긴장 관리 위한 소통 중요"...세계에 '안정' 메시지 발신
미국과 중국 정상이 2일(미국 동부 시간) 전화 회담을 통해 미국의 대(對)중국 첨단기술 통제 정책 등을 논의했다. 주요 의제마다 선명한 이견을 보였지만, '핫라인 가동'을 통한 양국 간 긴장 관리 의지도 동시에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양국은 이번 통화가 "솔직하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백악관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날 1시간 45분 간 전화 통화를 가졌다.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가진 이후 5개월 만의 소통이다.
틱톡·대만 건건이 충돌한 미중 정상
두 정상 간 시각은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기술 수출 통제 정책에서 크게 엇갈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정책·관행을 지적하며 "미국의 첨단기술이 우리의 안보를 약화시키는데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전기차·배터리 과잉생산에 따른 시장 왜곡, 중국 정부의 과도한 보조금 등에 대해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날 통화에서도 반도체, 전기차 시장과 공급망을 놓고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계 영상 앱인 틱톡을 통한 미국인 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이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 주석은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 목록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면서 "미국이 중국의 첨단 기술 발전을 억압, 정당한 발전 권리를 박탈하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계속된다면 중국도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란 뜻으로 해석됐다.
안보 분야의 핵심 쟁점인 대만 문제도 논의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자,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레드라인"며 재차 경고했다. 이밖에 양측은 우크라이나 전쟁, 한반도 정세, 불법 마약 단속, 기후변화 등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이견 책임있게 관리하자"... 소통 필요성 강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전화 회담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회담 이후 미중 관계의 진전은 양측이 이견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면서 적극적으로 협력을 진전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시 주석도 "평화를 가장 중요시하고 대결이 없다는 원칙을 고수, 미중 관계에 대한 긍정적 기대를 지속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현안에서 양국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지만, 두 정상이 언제든 소통하며 긴장을 관리할 수 있는 의지를 확인했다는 데 의미를 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윤선 연구원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이번 소통은 세계에 미·중이 안정을 추구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 간 고위급 대화는 중국에서 이어진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3일부터 일주일간 중국을 방문, 리창 국무원 총리와 허리펑 부총리 등을 만나 양국 간 무역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수주 안으로 중국을 찾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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