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추모시설 건립 반대 단체 대표
"개방된 건물이어도 출입제지 상태서
물리력 행사해 들어갔으면 처벌 대상"
누구나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관공서라 해도, 소란을 피우다가 접근이 제지됐다면 물리력을 행사해 함부로 들어가선 안 된다고 대법원이 재차 확인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시민단체 대표 정창옥씨에 대한 원심 판결 중 건조물침입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파기하고, 지난달 12일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세월호 추모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공동대표인 정씨는 2019년 경기 안산시의회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됐다. 그해 1월 본회의 중 세월호 추모공원과 관련한 시정질의가 나오자, 윤화섭 당시 안산시장을 향해 신발 한 짝을 벗어 던지며 욕설을 내뱉었다(공무집행방해). 11월 본회의에선 발언권 없이 일어나 질문해 퇴장명령을 받았지만 발언을 계속했다(퇴거불응).
검찰은 건조물침입 혐의도 적용했다. 11월 사건으로 출입제한 조치를 받은 정씨가 일주일 뒤인 12월 3일, 또다시 청사에 들어가겠다며 방호요원들을 밀치고 들어갔기 때문이다. 당시 시의회는 정씨 퇴장 직후 같은 단체 회원이 방화를 시도해 해당 단체의 건물 출입을 금지하고 모든 방문자들은 1층 정문 현관으로만 출입할 수 있도록 한 상태였다.
1심은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다. 2심은 그러나 건조물침입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벌금 60만 원으로 감형했다. △대의기관인 시의회는 일반인의 접근성을 두텁게 보장할 필요가 있는 점 △의장 의사에 반한다는 사정만으로 청사 출입을 바로 침입 행위로 보기 어려운 점 △출입제한 조치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를 들었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일반적으로 개방된 건물이어도 관리자의 제지를 거스르며 물리력을 행사해 들어간 경우는 대체로 사실상 평온 상태를 침해했다고 보고 처벌할 수 있다는 2022년 전원합의체 판례가 근거였다. 대법원은 "방호요원을 밀치며 청사에 출입한 것은 (시의회의) 사실상 평온 상태가 침해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씨가 대법원 판단을 받은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20년 7월 제21대 국회 개원 연설을 마치고 국회의사당을 나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진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해 8월 15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에서 경찰관을 폭행하고 세월호 유족을 모욕한 혐의도 받았다. 다만 당시 대법원은 폭행·모욕 혐의만 유죄로 본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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