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총장, 기자간담회 갖고 입장 밝혀
"지역 숙원 알지만 필요성만 갖고 안 돼"
“경북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에 의대를 신설해야 한다”는 이강덕 포항시장의 요구에 김성근 포스텍 총장이 “지역 숙원이란 점을 알지만 필요성과 당위성만으론 부족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김 총장은 1일 학내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의대를 만들려면 교수가 최소 110명, 병상이 500개 이상인 부속병원이 필요하다”며 “병원 설립은 초기 투자에만 7,000억∼1조 원이 들고 연 매출이 3,000억~4,000억 원 이상 돼야 하는 만큼 성격이나 규모 등에 따라 흑자 전환에 오래 걸릴 수 있다고 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총장이 된 이후 의대 설립에 소극적이라고 오해하는데, 사실은 당위성을 떠나 어떻게 지속 가능한지를 생각하고 있다”며 “재원이 마련되고 적자가 나지 않고 지속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의대를 설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에 따르면 경북도·포항시·포스텍이 의대 설립 타당성 조사를 했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인 부분이 있고 그 이후 정부 정책으로 의대 정원이 2,000명 늘어난 점이 반영되지 않아 새 환경에 맞춰 다시 컨설팅하고 있다고 한다. 김 총장은 “포항시장은 답답하다고 할 수 있지만 포스텍 입장에선 재원이나 수익구조를 생각해야 하는 만큼 새로운 안을 내놓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이강덕 포항시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가 의대가 없는 지역에는 주민 의견을 모아주면 신설을 검토키로 했고,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도 포스텍 의대 신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며 “지방 의료 붕괴를 막고 포항이 지역 의료 거점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포스텍 의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성근 총장이 의대 설립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전투적으로 나서야 하고 대학 안에서만 들어앉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총장은 이날 “포스텍은 20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전 세계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대학으로 성장했지만 지난 10여년 간 수도권 집중 심화로 많은 교수가 서울로 떠나고 학생 수준도 옛날과 달라졌다”며 “앞으로 수년간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좋은 교수를 영입하고 인재를 키워 대학 위상을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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