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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도 대박…'CJ의 시간'은 언제 오나

입력
2024.03.30 12: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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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제기
라제기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
영화 '파묘'의 장재현 감독은 전작 '검은 사제들'(2015)과 '사바하'(2019)를 CJ ENM을 통해 극장에 소개했다. 하지만 '파묘' 경쟁 투자배급사 쇼박스와 함께 협업했고 관객 1,000만 명을 모았다. 쇼박스 제공

영화 '파묘'의 장재현 감독은 전작 '검은 사제들'(2015)과 '사바하'(2019)를 CJ ENM을 통해 극장에 소개했다. 하지만 '파묘' 경쟁 투자배급사 쇼박스와 함께 협업했고 관객 1,000만 명을 모았다. 쇼박스 제공

영화 ‘파묘’가 지난 24일 관객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24일 ‘서울의 봄’(2023) 이후 3개월 만의 1,000만 영화다. 역대 32번째이다. 코로나19 이후로는 ‘범죄도시 2’(2022) 등에 이어 5번째다. 극장 관객 수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보다 못해도 흥행 불씨가 살아있음을 ‘파묘’는 새삼 확인해줬다.

영화계 입장에선 ‘파묘’ 흥행이 반가운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국내 5대 투자배급사 중 하나인 쇼박스의 부활을 알리는 성과이기 때문이다. 쇼박스는 코로나19 이후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다. 2022년 여름 시장에 선보인 대작 ‘비상선언’을 시작으로 흥행 전선에서 매번 패퇴했다.

마케팅비를 제외하고도 260억 원이 들어간 ‘비상선언’은 관객 205만 명에 그쳤다. 손익분기점(약 500만 명 추정)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였다. 지난해 여름 대목을 겨냥한 ‘비공식 작전’은 더 참담한 흥행 성적표를 받았다. 제작비 200억 원이 투입된 이 영화는 관객 105만 명을 모으고 극장을 물러났다. 배급 대행을 한 일본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557만 명)이 흥행하지 않았다면 회사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쇼박스는 위기에 몰렸다. 쇼박스는 지난해 하반기 대표를 교체하는 등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지난 1월 개봉한 ‘시민덕희’부터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170만 명을 모으며 극장에서 이익을 냈다. 손익분기점이 330만 명인 ‘파묘’는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잭팟’을 터트렸다. 쇼박스로선 ‘택시 운전사’(2017) 이후 7년 만의 1,000만 영화다.

5대 투자배급사 중 3곳은 극장 불황 속에서도 나름 활로를 찾아 왔다. 최근 가장 활약이 돋보이는 곳은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다. 코로나19 이후 ‘범죄도시2’와 ‘범죄도시3’(2023), ‘서울의 봄’까지 1,000만 영화를 3편이나 배출했다. 지난해에는 2013년 회사 설립 이후 최초로 국내 투자배급사 관객 동원 1위에 올랐다.

NEW의 성적표도 준수한 편이다. 대박은 없었으나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여름 선보인 ‘밀수’는 514만 명이 봤고, 배급 대행을 한 일본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478만 명을 모았다. 올해 들어 눈에 띄는 흥행 성적이 아직 없으나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톰 크루즈 영화를 배급하며 재미를 봤다. ‘탑건: 매버릭’(2022)은 822만 명을 모았고,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2023)은 402만 명을 동원했다. 지난해 야심작 ‘콘크리트 유토피아’(384만 명)와 ‘노량: 죽음의 바다’(457만 명)가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으나 재앙적 수준은 아니었다.

쇼박스까지 되살아난 상황에서 영화계 시선은 CJ ENM으로 향하고 있다. 20여 년 전부터 영화 시장을 쥐락펴락해 온 이 회사는 코로나19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공조2: 인터내셔날’(2022)이 698만 명을 모아 체면을 세운 정도다. 지난해 관객을 가장 많이 모은 CJ ENM 영화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190만 명)로 한국 영화 중에선 흥행 7위였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극장에서 이익을 남긴 영화가 1편도 없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전통의 최강자가 살아나야 시장이 되살아나기 마련이다. 극장가 ‘CJ의 시간’은 언제 다시 시작될 수 있을까.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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