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로테이션 파격 합류 손주영
팔꿈치 부상·시즌 아웃 등 우여곡절 끝내고
삼성전서 6이닝 무실점 완벽투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LG가 왕조건설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을 찾았다. 5선발 로테이션에 파격적으로 발탁된 투수 손주영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LG 마운드의 한 축으로 등극했다.
손주영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4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장단 25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도움까지 더해져 팀은 18-1 대승을 거뒀고, 손주영도 시즌 첫 등판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다.
내용도 좋았다. 총 83개의 투구 중 최고 시속 148㎞에 이르는 직구가 49개였고, 포크볼(12개), 슬라이더, 커브(이상 11개)를 곁들였다. 지난 시즌까지 7년간 22경기에 나서 2승 6패 평균자책점 6.99의 성적을 거뒀던 무명 선수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의 압도적인 피칭이었다.
손주영은 190㎝의 큰 신장을 무기 삼아 높은 타점에서 공을 내리꽂는 투수다. 타고난 신체조건이 좋다 보니 입단 후부터 잠재력만큼은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이날 맹활약을 펼치기 전까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2022년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첫 경기였던 4월 6일 키움전에서 6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후 2경기에 더 등판한 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으며 시즌 아웃됐고, 지난해 9월에야 1군 무대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1군 스프링캠프에 동행하긴 했지만, 5선발 경쟁자는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투수였던 좌완 김윤식이었다. 공교롭게도 김윤식은 손주영이 시즌 아웃됐던 2022년 8승 5패 평균자책점 3.31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객관적으로 김윤식에게 무게추가 기울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염경엽 LG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 중 일찌감치 손주영을 5선발로 낙점했다. 당시 염 감독이 “손주영의 구위와 컨디션이 너무 좋다”고 언급할 만큼 손주영이 확실하게 몸을 만들어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기에 김윤식이 매년 슬로스타터 기질을 드러내는 점도 손주영에게 행운이라면 행운이었다. 염 감독 역시 “김윤식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몸이 올라오는 속도가 늦어 (시즌 초반에는)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주영이 기대를 훨씬 웃도는 활약을 펼치면서 LG는 ‘가을 윤식’이 기지개를 켜는 시점부터 더욱 탄력적으로 마운드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손주영은 “2년 전 개막전 승리 당시에는 팔꿈치가 아파 기쁘지 않았다”며 “올해는 팔이 하나도 아프지 않아 다행이다. 좋은 몸 상태로 계속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하고 싶다”고 시즌 첫 승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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