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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이·창모 발굴' 이영호 대표, 야심찬 새 출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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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이·창모 발굴' 이영호 대표, 야심찬 새 출발 [인터뷰]

입력
2024.03.30 09:20
수정
2024.03.3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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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파우스로 돌아온 이영호 대표
레이벡스와 손잡고 시너지 창출
"좋은 아티스트 찾기 위해 노력"

음원 유통사로서 아티스파우스를 새롭게 이끌게 된 이영호 대표. 본인 제공

음원 유통사로서 아티스파우스를 새롭게 이끌게 된 이영호 대표. 본인 제공

'쇼미더머니'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음악 시장에서 힙합의 입지가 비약적으로 확대되던 시기, 일명 '힙합 아티스트의 양성소'로 불리던 곳이 있었다. 대중에게 아직 크게 알려지지 않은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음원을 유통하며 힙합 신에서 입지를 굳힌 음원 유통사 루미넌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루미넌트)였다. 비와이·코드쿤스트·창모·넉살 등 힙합계 '톱' 아티스트가 된 인물들을 대거 발굴했던 루미넌트의 중심에는 이영호 대표가 있었다.

당시 항간에서는 "'쇼미더머니'의 부흥에 이 대표의 역할이 컸다"라고 평가할 정도로 힙합신에서 이 대표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쇼미더머니' 론칭 전부터 일찌감치 재능있는 무명 힙합 아티스트들을 발굴, 지원하며 힙합 시장을 탄탄하게 이끌어 왔던 덕분이다. 실제로 '쇼미더머니'의 본선 진출자 중 절반 가량은 이 대표의 손을 거친 이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힙합 신에서 승승장구하던 이 대표가 루미넌트를 떠나 새 음원 유통사인 아티스파우스로 돌아왔다. 이미 '레드오션'이 된 힙합 시장에서 벗어나 보다 폭넓은 장르의 신인 아티스트를 발굴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하려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루미넌트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적용시켜 실력 있는 신인 아티스트들을 발굴해 성공시키려 한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감 잃어선 안 돼"...아티스파우스, 신인 발굴로 K팝 시장 노린다

아티스파우스 로고. 아티스파우스 제공

아티스파우스 로고. 아티스파우스 제공

아티스파우스는 현재 V.O.S·닐로·장덕철 등이 소속돼 있는 레이벡스의 자회사로, 당초 콘텐츠 레이블로 출발했으나 올해부터 음원유통사로 새 출발을 알렸다. 최근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 매니지먼트, 프로덕션, 제작 등 산하 부서들을 강화하고 있는 레이벡스는 오랜 인연을 맺어온 이 대표를 아티스파우스의 신임 대표로 영입하며 음원유통사까지 갖추게 됐다.

현재 아티스파우스는 메이저 아티스트들의 음원을 중심으로 권리 이관 작업을 진행 중이다. 레이벡스 소속 아티스트들의 경우, 발매되지 않은 솔로 음원 등을 중심으로 아티스파우스와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아티스파우스에서 힙합을 비롯해 발라드·알앤비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를 발굴, 지원하며 회사를 키워 나갈 계획이다. 그는 "2년 내에 업계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올라서는 것이 지금의 목표"라며 "음원 마케팅 강자인 레이벡스와 협업을 통해 아티스파우스에서 좋은 신인 아티스트를 발굴하면 레이벡스에서 마케팅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려 한다"라고 귀띔했다.

이 대표가 말하는 아티스파우스의 강점은 무엇일까. 그는 좋은 원석을 찾아내는 눈과 이를 통해 실력 있는 신인 아티스트들을 선점하는 능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수많은 신인(혹은 언더) 아티스트 중 원석을 발굴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시장에 오래 있다 보니 느낌이 온다. 결국 감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지금도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유튜브나 사운드 클라우드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노래를 하루종일 듣는다. 그러다 '이 친구 잘 한다' 싶으면 체크를 해놓는 식이다. 과거에는 (발굴을 위해) 홍대의 힙합 클럽에도 매일 찾아갔었다"라며 "남들과 다른 게 있으면 그 친구들은 되더라. 비슷한 음악을 하는데도 목소리, 음색, 스타일이 다르면 '된다' 싶다. 제가 발굴했던 친구 중 래퍼 언에듀케이션 키드가 그러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최근 아이돌 음악 중심 성향이 짙어진 국내 음악 시장에서 이 대표가 바라보는 '다음 트렌드'는 무엇일지 궁금해졌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일을 다시 시작하면서 느낀 건 '밴드 음악'의 부흥기가 다시 올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라며 "비주얼적으로 임팩트 있고, 음악성도 갖춘 밴드들이 앞으로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않을까 싶다. 현재 실력있는 밴드 음악을 하는 팀이 많지 않다는 것이 아쉽지만, 아티스파우스 역시 좋은 아티스트를 찾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 고민해야 할 숙제는

음원 유통 사업에 관한 대화는 자연스레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이 풀어야 할 숙제로 이어졌다. 유튜브(유튜브 뮤직)가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이 사장길로 접어들었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나왔던 바, 이 대표는 현 음원 플랫폼 시장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는 "유튜브가 국내 음원 시장의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여타 음원 플랫폼 시장의 상황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국내에서도 아직까지 주류로 불리는 음원 플랫폼들의 합병 등을 통해 파이를 키워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국내에서 출발한 음원 플랫폼은 대부분 내수용에 그치는 게 사실이다. 국내 음원 플랫폼들이 자회사 유통 음원을 위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밥그릇 지키기' 식 운영에 급급했다는 점 역시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 성장에 한계를 가져다 준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대표는 "현재 국내 음원 플랫폼이 대부분 본인이 좋아하는 가수의 음원 성적을 높여주고자 하는 팬들 중심이다. 과거에는 멜론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인기를 증명하는 척도였다면, 최근에는 인기를 얻기 위해선 음원 플랫폼이 아닌 유튜브·틱톡·SNS 등을 통해 마케팅을 해야 하는 분위기"라며 "플랫폼들이 K팝의 성장과 시장의 변화에 발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아 할 때"라고 전했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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