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페덱스·블랙스톤 등 미국 기업 대표 만나
샌프란시스코 재계 만찬 이은 '투자 호소' 행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퀄컴·페덱스·블랙스톤 등 미국 기업 대표들과 전격 회동했다. 미중 갈등 심화로 중국을 떠나는 기업이 늘자 시 주석이 직접 등판, 대(對)중국 투자를 호소한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시 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미국 재계 대표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자리에는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슈바르츠만 블랙스톤 CEO, 라즈 수브라마니암 페덱스 CEO 등이 참석했다. 스티브 올린스 미중관계전국위원회 회장, 크레이그 앨런 미중기업협의회 회장 등 미국 재계를 대표하는 기관장도 배석했다. 이들은 지난 24,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CDF) 참석자들로, 시 주석과의 회동 일정을 고려해 귀국을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미국 기업가들과 만찬을 가진 바 있다. 애플의 팀 쿡,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 미국 재계 리더들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중국은 문을 활짝 열고 외국인 투자를 위한 고품질 서비스 정책을 유지 중"이라며 투자를 호소했다.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지난해 1조1,339억 위안(약 213조 원)으로 전년 대비 8.0%나 줄었다. 미중 갈등 심화와 더불어 간첩법 개정 등으로 투자 환경이 악화한 탓이다. AFP통신은 "미국 기업들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자국 기업 우대 관례, 과도한 국가 안보 정책 등으로 불만이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시 주석이 넉 달 만에 다시 미 재계 인사들을 직접 만나 중국을 향한 투자를 멈추지 말라고 설득에 나선 셈이다.
한편 지난해 CDF에서 미 재계 인사를 두루 만났던 리창 국무원 총리는 이번 포럼에선 기조연설만 하고, 재계 인사와 따로 회동하지 않았다. 2인자 총리의 영역은 축소되고 1인자 시 주석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 있는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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