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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적 책무, '새마을운동'으로 이어갑니다"

입력
2024.04.0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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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인물] 서중호 신임 경북도새마을회장
"2만5,000명 경북새마을회 체계적 운영할 터"
중아공 대통령과 신뢰 관계, '새마을 인맥'
미래 꿈나무 세상견학 견문 확대 "보람"
아진산업 직원 매년 해외연수... 노사분규 제로
미국 사바나에 5000억 이상 투자 계획
기부 봉사 ODA 위해 문화재단 설립 예정

신임 경북도새마을회장인 서중호 아진산업 대표가 자신의 집무실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무에 대해 얘기하며 활짝 웃고 있다. 전준호 기자

신임 경북도새마을회장인 서중호 아진산업 대표가 자신의 집무실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무에 대해 얘기하며 활짝 웃고 있다. 전준호 기자

경북 경산의 아진산업(주) 서중호(65) 대표는 국내외 14개의 회사를 거느린 기업인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지만 봉사와 기부로 더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러더니 지난 2022년 5월에는 포스탱 아르샹제 투아데레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주선해 깊이를 알 수 없는 인맥풀을 보여주기도 했다. 세계 최빈국의 수장인 투아데레 대통령은 그 덕분에 새마을운동의 신봉자가 됐고, 서 대표는 지난 2월26일 경북도새마을회장으로 선임됐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서중호 대표를 지난달 26일 아진산업 집무실에서 만났다.

서중호 아진산업 대표가 지난 2021년 5월27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포스탱 아르샹제 투아데레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을 받고 있다. 아진산업 제공

서중호 아진산업 대표가 지난 2021년 5월27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포스탱 아르샹제 투아데레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을 받고 있다. 아진산업 제공


-기업인이 어떻게 경북도새마을회장이 됐나.

"딱히 '새마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온 건 아닌데 어릴 때부터 근면 자조 협동의 정서가 몸에 배였던 것 같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께서 권유하시길래 덜컥 맡게 됐다. 경북 일선 시군 구석구석까지 조직이 갖춰져 있고 회원도 2만5,000명이 넘어 체계적으로 새마을회를 운영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11월 경북도, 새마을재단과 함께 중앙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양해각서도 체결했던데.

"경북도, 새마을재단과 함께 중아공에 새마을시범마을 3개를 운영하는 청사진을 세웠다. 올해부터 5년 간 40억 원의 자금이 들어간다. 이곳에는 우리 1970년대 방식으로 새마을이 뿌리를 내리게 된다. 퍼주기가 아니라 스스로 일어서도록 돕는 방식이다. 경북도가 중아공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새마을운동을 추진키로 했고, 중아공도 정부 차원의 새마을조직을 만든 터라 세계 최빈국에서 반드시 벗어나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 2022년 5월 투아데레 중아공 대통령의 한국 방문 일정을 모두 주선했다. 어떤 인연이 있나.

"종교단체의 권유로 2017년부터 중아공에 옷과 생활필수품, 학습 기자재, 중고 차량 등을 지원하다 규모가 커지게 됐다. 빈곤국들은 외부의 민간지원에 대해서도 금이나 다이아몬드같은 대가를 바라는 것으로 인식해서 의심을 많이 한다. 그래서 '절대로 비즈니스 안 한다'고 선언하고 지원을 시작했다. 종교가 없다보니 현지의 종교분쟁과 거리를 둔 것도 효과가 있었다. 4년쯤 지나고 나니 투아데레 대통령과 신뢰관계가 생겼고 2021년 5월 '국민훈장'도 받게 됐다. 그러다 그를 한국에 초대했고, 박정희대통령 생가와 새마을현장, 포스코 등 대구경북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하게 됐다. 해외에서는 2012년부터 라오스를 지원한 것이 처음이다."

서중호 아진산업 대표가 지난 2022년 5월 경북도청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투아데레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일행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아진산업 제공

서중호 아진산업 대표가 지난 2022년 5월 경북도청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투아데레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일행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아진산업 제공

-그동안 기부와 봉사로 널리 알려졌다.

"기업 운영 초기에는 등 떠밀려서 시작했다. 주변에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너무 많았고, 외면할 수가 없었다. 하다보니 기업이 당연히 사회적 책무를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바뀌었고, 즐겁게 하고 있다. 수십 년간 여러 종교단체와 장애인단체 불우이웃돕기와 장학 및 후원사업을 펼치다보니 너무 즉흥적이었다는 느낌도 들어서 좀 더 체계화하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을 꼽으라면.

"매년 학생들이나 국가유공자 가족 등을 모시고 글로벌체험을 하고 있다. 몇년 전에 미국에 갔을 때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초청해서 자리를 함께 했더니 학생들이 국가의 소중함과 자긍심을 자주 얘기한다. 기부를 통해 활짝 웃는 이웃의 얼굴을 보는 것도 좋지만 미래 꿈나무들이 건전한 국가관과 세계관을 갖도록 하는 것은 더 의미있다. 지금 중아공의 이슬람, 천주교, 개신교의 지도자급 아들 3명을 경일대에서 공부시키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4년간 한국서 공부하다 귀국하면 종교전쟁은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아진산업은 자동차부품전문 제조업체다. 전기차 전환 등 미래 자동차시장에 어떻게 대비하나.

"아진은 국내 10곳, 미국 2곳, 중국 1곳, 베트남 1곳 등 국내외에 모두 14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미국 사바나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건설하는 것과 발맞춰 아진도 5,000억 원 넘게 투자한다. 연구소에서 미래 자동차시장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하고 있다."

-노사분규가 없다고 들었다.

"노조가 요구사항을 제시하기 전에 미리 파악해서 해결하는 방향으로 노사관계를 정립하다보니 따로 분규가 생길 일이 없다. 전국 처음으로 공장에 냉난방기를 달기도 했다. 그래도 미비점은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에 당당하고 정당하게 회사에 요구하라고 직원들에게 말한다. 그리고 아진산업은 직원 2,000명이 모두 매년 한 번 해외연수를 가는 전통이 있다. 식당 아주머니도 청소하는 인부도 예외는 없다. 지난해 필리핀 가서 모두 스쿠버자격증을 땄다. 직원들 노고에 대한 조그만 보답이다. 골프는 치지 않는다."

-전남도 단체 급식 제1호 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5월 가수 영탁과 함께 전남 완도 명예군민증을 받았다. 회사 차원에서 완도의 해산물을 구입하고, 직원들도 10만 원씩 완도에 고향사랑기부를 한다. 그것이 전남으로 확대되면서 회사 식당에 전남의 우수 농수산물들이 많이 들어온다. 전북 정읍에도 회사가 있는데,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주변 이웃과 지역 사회를 챙기는 것이다. 그런 연장선이다."

-앞으로 계획은.

"문화재단을 만들 계획이다. 좀 더 체계적으로 기부와 봉사, ODA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중아공에 화재 진압용 소방차가 필요해서 지사께 건의드렸더니 흔쾌히 사용기간이 지난 18대를 제공해주겠다는 약속을 하셨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께도 건의드려서 중고 컴퓨터 700대를 전해줄 계획이다. 차량 1대 당 수송비만 4,000만 원이 들지만 해야 할 일이다. 문화재단은 또 다른 시작이다."


●약력 △대건고, 대구대 토목학과 △대구시 장애인체육회 상임부회장 △탄소복합재기술연구조합 이사장 △한국비치발리볼연맹 회장 △대한민국배구협회 부회장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 △노사문화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제60회 무역의날 대통령상 수상 △경북도새마을회장

전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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