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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과잉 시대... "10명 중 4명, 지인에게서 무료로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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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과잉 시대... "10명 중 4명, 지인에게서 무료로 받아"

입력
2024.03.27 09:00
수정
2024.03.2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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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국민인식조사 발표


경북 상주시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했던 강아지들. 마당에서 풀어 키우던 개가 떠돌이 생활을 하다 낳은 새끼들이 센터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상주시 제공

경북 상주시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했던 강아지들. 마당에서 풀어 키우던 개가 떠돌이 생활을 하다 낳은 새끼들이 센터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상주시 제공

국민 10명 중 4명은 반려동물을 지인에게서 무료로 분양받아 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반려동물을 기르는 응답자 중 15.7%는 반려동물을 집에서 번식시켜 대부분 지인에게 무료로 줬다고 답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는 지난해 12월 12일부터 17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2,000명 대상으로 실시한 '2023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반려동물을 기르게 된 경로로는 '지인에게서 무료로 분양' 응답이 46.7%로 가장 많았고 '펫숍 등 동물판매업소'(14.6%), '지인에게서 유료로 분양'(9.3%), '길에서 구조'(7.8%)가 뒤를 이었다. 특히 지인에게서 무료로 분양은 전년보다 8.5%포인트나 늘었다.

반려동물을 기르게 된 경로. 어웨어 제공

반려동물을 기르게 된 경로. 어웨어 제공

지인에게 분양받은 이들 중 68.7%는 지인이 키우던 동물의 새끼를 입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반려동물을 기르는 응답자 중 15.7%가 최근 5년 이내 기르던 반려동물이 집에서 출산(번식)해 새끼를 낳은 경험이 있고, 이를 대부분 지인에게 무료로 줬다고 답했다.

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태어나는 모든 동물을 책임지고 양육할 수 있는 양육자가 확보되지 않은 가운데 가정에서 반려동물이 출산과 번식을 반복하는 현상은 반려동물 개체 수 과잉, 나아가 유기동물이 증가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자체 보호소에는 믹스견과 강아지들이 많이 들어오지만 대부분 안락사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자체 보호소에는 믹스견과 강아지들이 많이 들어오지만 대부분 안락사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어웨어는 현재 우리나라가 반려동물 개체 수 과잉(pet overpopulation)이라고 진단했다. '양육을 원하는 사람의 수요보다 잉여 동물의 숫자가 더 많은 현상'으로 ①태어난 새끼들이 가정을 찾을 기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개와 고양이가 번식하도록 허용하는 것 ②반려동물을 더 이상 키울 수 없거나 원하지 않는 소유자가 사육을 포기하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반려동물 1,500만 시대라고 하지만 국내에는 매년 10만 마리 이상의 유실∙유기 동물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 이내 기르던 반려동물을 누군가에게 양도하거나 양육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2.5%였다. 포기한 이유는 '예상보다 외출, 출장, 여행 등 생활에 제약이 많아서'(28.8%), '예상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서'(25.6%), '예상보다 돌보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서'(22.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인이 동물을 양도한 이유. 어웨어 제공

지인이 동물을 양도한 이유. 어웨어 제공

농어촌과 실외에서 길러지는 개들의 반려동물 등록률과 중성화 수술 비율은 낮았다. 농어촌 지역에서 반려견 동물등록을 한 비율은 58.5%로 도시보다 14.9%포인트 낮았다. 또 실외에서 기르는 개의 중성화 수술 비율은 43.2%로 실내에서 사육하는 경우(68.9%)보다 낮았고, 반려동물 출산∙번식 경험 역시 많았다. 최근 5년간 실외에 개를 묶어 기르는 사람들이 동물 유실을 경험한 비율은 27.3%였다.

펫숍과 같이 반려동물을 상업적으로 번식, 판매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데 동의한다는 응답 비율은 89.3%였다. 이는 전년보다 12.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또 반려동물 등록을 갱신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응답은 93.3%, 반려동물에 대해 매년 일정한 등록비를 지불하도록 하거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반려동물 양육자의 책임 강화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71.1%에 달했다.

시민 대다수는 동물보호법 강화에 동의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89.9%는 반려동물 양육자의 사전교육제 도입에 찬성했다. 또 95%는 동물학대 재발을 막기 위해 동물 학대자의 피학대 동물 소유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답했고, 96.1%는 동물 학대로 처벌받은 사람에 대해 일정 기간 모든 동물의 사육을 제한하는 제도에 동의했다.

동물원, 동물 보호소 등 공익적 기능해야

야생동물카페의 앵무새들은 좁은 아크릴 상자나 유리관 안에서 밀집 사육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제공

야생동물카페의 앵무새들은 좁은 아크릴 상자나 유리관 안에서 밀집 사육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제공


동물원의 방향 경향성에 대한 견해. 어웨어 제공

동물원의 방향 경향성에 대한 견해. 어웨어 제공

한편 동물원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도 달라졌다. 동물원이 앞으로 변화해야 하는 방향성에 대한 응답은 '야생에서 살 수 없는 동물 보호소 역할'이 53.2%(1, 2순위 합산 기준)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황주선 어웨어 연구이사는 "이제 동물원이 전시, 관람보다 생물다양성 보전, 야생동물 보호 등 공익적 기능을 해야 한다고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개인이 가정에서 애완・관상 등의 목적으로 야생동물을 사육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응답 비율은 29%로 매우 낮았다. 반면 개인이 애완용으로 수입・생산・판매하거나 구매・소유할 수 있는 야생동물 종을 지정하는 제도인 '백색목록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 비율은 88.3%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매년 성장하고 있음에도 현행 제도는 변화하는 시민들의 인식 수준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요구가 동물복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에 조사 결과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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