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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허리띠 졸라맨다... 예산 재량지출 10% 이상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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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허리띠 졸라맨다... 예산 재량지출 10% 이상 감축

입력
2024.03.26 16: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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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감했던 R&D 대폭 늘리기로
필수의료 분야 지원도 강화
올해 조세감면 역대 최대... 재정부담

김동일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김동일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건전재정을 내건 정부가 내년 예산을 편성할 때도 재량지출을 10% 이상 감축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했다. 지난해 대규모 삭감했던 연구개발(R&D) 예산은 늘리고, 의료개혁 과제인 필수의료 분야 인력 양성에 나선다.

기획재정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확정했다. 각 부처가 해당 지침을 토대로 예산요구서를 내면 기재부가 취합해 정부 예산안을 편성한다.

기재부는 모든 재정사업의 타당성과 효과성을 검토해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부터 예산을 삭감·폐지하기로 했다. 국정과제를 제외한 모든 재량지출을 10% 이상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예산에서 고정비 성격의 의무지출을 제외한 재량지출(120조~140조 원)에서 12조 원 안팎을 다른 곳에 쓰겠다는 뜻이다. 유병서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은 “재량지출의 지속적인 구조조정이 한계가 있는 만큼 경직성 지출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건전재정 방침을 강조한 정부가 중기 재정지출계획에서 정한 총지출 증가율(4.2%‧2025년)을 따를 경우 내년 전체 예산은 680조 원 안팎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올해 예산(656조6,000억 원)은 전년보다 2.8% 증가했다.

정부는 내년 예산의 4대 중점 투자 부문으로 △경제 혁신 생태계 조성 △두터운 약자 복지 △미래 대비 체질 개선 △튼튼한 안보·안전한 사회를 제시했다. 눈에 띄는 건 R&D 투자 확대다. 김동일 기재부 예산실장은 사전 기자설명회에서 “혁신·도전형 R&D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1월 윤석열 대통령도 민생토론회에서 “내년에는 R&D 예산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점 구조조정 분야로 꼽혔던 R&D 예산이 1년 만에 증액으로 돌아서게 된 것이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R&D 예산을 5조2,000억 원 삭감했고, 과학기술계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국회 논의 과정에서 4조6,000억 원으로 최종 조정됐다.

응급·분만·소아진료 등 필수 의료 분야도 확충하고, 지역 간 의료 접근성 불균형 해소에도 나선다. 의대 증원 관련 필요 재원도 지원한다. 김 실장은 “지역의료 관련해 '뺑뺑이' 문제 해결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응급환자가 수술 가능한 종합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 안에서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는 이미 지역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2024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도 확정했다. 조세지출은 정부가 걷어야 할 세금을 걷지 않은 것으로 재정지출과 유사한 효과를 낸다. 기재부가 전망한 올해 국세감면액은 77조1,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전체 세수총액에서 차지하는 국세감액 비율(16.3%)도 지난해(15.8%)보다 더 커졌다. 지난해 기업실적 부진에 따른 법인세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역대 최고 수준의 국세감면은 향후 재정 운용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업의 산업경쟁력을 지원하고 저출산‧양극화‧국토 불균형 등 구조적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며 “단순 보조금 성격의 조세지출을 억제하는 등 조세 지원 합리성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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