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사람이 거짓말, 슬프고 충격적"
불법 도박 연루설 일축했지만 질문 안 받아
통역사 논란 불거진 뒤 4타수 무안타 부진
전 통역사의 불법 도박 및 절도 혐의가 불거진 뒤 침묵을 지켰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마침내 입을 열어 도박 연루설을 일축했다.
오타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에 대한 입장을 약 12분간 밝혔다. 그는 "미즈하라가 내 계좌에서 돈을 훔치고 계속 거짓말을 해왔다"며 "난 야구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 종목에 베팅을 하거나 도박 업자에게 돈을 보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1일 불법 도박과 절도 혐의로 구단에서 해고된 미즈하라는 처음에 자신의 도박 빚을 오타니가 대신 갚아주려고 도박 업자에게 직접 송금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내 오타니는 전혀 몰랐던 일이라고 말을 바꿨다. 오타니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금액은 450만 달러(약 6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니가 불법 도박 빚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미즈하라에게 돈을 빌려줬다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조사에 들어간 상황이다.
오타니는 "지난주 한국에 있을 당시 미즈하라는 이번 사안에 대한 언론 취재가 있었을 때 얘기하지 않았다"며 "나와 계속 소통해왔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믿었던 사람이 이런 일을 했다는 사실에 매우 슬프고 충격을 받았다"며 "지금 심정은 충격을 넘어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문제를 처음 인지한 시점은 20일 서울시리즈 개막전을 마친 뒤다. 오타니는 "경기 후 호텔에서 미즈하라에게 거액의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의 계좌에서 도박 업자에게 돈을 보낸 사실도 알려줬다"고 했다.
다만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아 어떻게 통역사가 선수 계좌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다. 오타니는 "이제 시즌이 시작되는 만큼 앞으로 변호사들이 이 문제를 처리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시즌에 집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역사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오타니는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25일과 26일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 2연전에 모두 2번 지명타자로 나갔지만 4타수 무안타 2볼넷으로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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