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헝가리 대사관에 2박 체류"
평소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각별
보우소나루 변호인 "명백한 허구"
2022년 브라질 대선에서 패배한 뒤 지지자들의 폭동을 선동한 혐의를 받아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헝가리에 망명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각종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구금 등 인신 구속을 피하기 위해 헝가리에 망명을 타진했다는 정황들을 파악했다며 25일(현지시간) 이 같이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달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브라질 주재 헝가리 대사관 체류 행적을 담은 내부 폐쇄회로(CC)TV 4대의 녹화 영상을 입수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쿠데타 선동 혐의와 재임 시절 외국 정부로부터 받은 보석 밀반입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보도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12일 오후 9시 34분쯤 브라질리아 소재 헝가리 대사관에 검은색 차량을 타고 들어온 뒤, 14일 오후 4시 14분까지 대사관에 머물렀다. 그는 경호원으로 보이는 이들과 동행하거나, 헝가리 대사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것으로 추정되는 음식이 오가고, 누군가 침구를 운반하는 모습도 CCTV에 찍혔다고 한다.
NYT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헝가리에 망명을 타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대사관 관계자 언급을 인용해 "(헝가리 대사관 측이) 2월 15일 출근 예정이던 브라질 현지 직원에게 '일주일간 집에 머무를 것'을 요청했다"며" 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한다"고도 전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각별한 관계를 과시한 것도 이 같은 의혹에 힘을 보태는 대목이다. 2022년 헝가리 방문 때 그는 오르반 총리를 '형제(brother)'라고 불렀고, 지난해 12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식에선 오르반 총리가 보우소나루를 '영웅(hero)'이라 부르기도 했다.
헝가리 망명 시도 의혹에 대해 보우소나루 법률 대리인은 "헝가리 외교관들과 정치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일 뿐"이라며 "(망명 시도 등) 다른 해석은 명백한 허구"라고 선을 그었다고 NYT는 전했다. 앞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미국 체류 중 6개월짜리 방문 비자를 신청해 미국으로 정치 망명 수순을 밟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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