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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경 금통위원 "가계부채 급증했지만 초저금리 불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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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경 금통위원 "가계부채 급증했지만 초저금리 불가피했다"

입력
2024.03.26 15:10
수정
2024.03.2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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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퇴임 앞 기자간담회
"주요국 중앙은행 중 첫 금리인상
가계부채·주택가격 상승 문제 대응
금리인하기 대출수요 증가 억제해야"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26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 2층에서 열린 퇴임 간담회에서 '팬데믹 위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통화정책 경험과 과제' 논고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26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 2층에서 열린 퇴임 간담회에서 '팬데믹 위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통화정책 경험과 과제' 논고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코로나19 팬데믹, 20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잇달아 터진 전례 없는 경제 위기는 각국 중앙은행에 도전적 과제를 안겨 주었다. 한국은행도 마찬가지였다.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유동성 공급'과 '금리인상'이라는 냉·온탕을 오가는 거시정책을 펴면서, 급격한 정책 전환에 따른 부작용을 미시적으로 보완하는 이중 책무를 수행해야 했다.

서영경 금통위원은 2020년 4월 21일 부임해 0.5%의 초저금리기(~2021년 7월), 루트(√) 모양처럼 가파른 3%포인트 금리인상기(2021년 8월~현재)의 최전선에 섰다. 다음 달 20일 퇴임을 앞둔 그는 26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 2층에서 열린 퇴임 간담회에서 '팬데믹 위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통화정책 경험과 과제' 논고를 발표하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한국 경제는 현재 고물가와 금융 안정이라는 상충 문제에 직면해 있다. 고물가는 높은 수준의 금리로 제어해야 하지만, 고금리가 지속되면 원리금 상환 부담에 대출을 갚지 못하는 부실 위험이 증가한다. 게다가 1년 넘게 이어진 초저금리 시대 폭증했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연체율 상승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서 위원은 그러나 "초저금리 유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경제 성장률이 2020년 마이너스(-)0.7%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나타낸 데다 변종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불확실성이 너무 컸다"고 부연했다. 얼어붙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낮춰 돈의 흐름을 만들어야 했다는 얘기다.

대신 2021년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중 처음 금리 인상을 단행해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불균형에 대응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1년 10월 가계부채와 주택가격 상승을 이유로 금리인상 소수 의견을 내기도 했다. 서 위원은 선제 인상 덕분에 "(고물가 시기) 점진적 금리인상이 가능했고 물가압력도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봤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송정근 기자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송정근 기자

유연한 정책 대응도 '물가-금융 안정 상충 문제' 해결에 유용했다고 자부했다. 2022년 11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유동성이 급격히 메말랐을 때, 한은은 환매조건부채권(RP)을 사들여 시중 유동성을 공급했다. 긴축 정책과 배치된다는 반대 의견도 있었으나 서 위원은 "보완적 역할이 크다는 점을 근거로 지지했다"고 밝혔다.

서 위원은 올해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집중해야 할 문제로 '가계부채 관리'를 언급했다. 그는 "현재는 실질금리가 양(+)인 상황으로 통화정책의 정상화(금리 인하)가 금융불균형을 초래하는 정도는 당장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리가 하락할수록 비선형적(여러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경제 주체들의 미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지 않도록 커뮤니케이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DSR)1 정책을 강화하고 예외 대상을 축소해 대출 수요 증가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영경 위원 재임 중 한은이 최초 시도한 것들

① 2020년 7월 기업 간접 대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되자, 한국은행은 정부, 산업은행과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를 설치하고 회사채(CP)를 매입해 유동성을 지원했다. 서영경 금융통화위원(금통위원)은 "당시 '손실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부실 기업 지원이 아닌 일시적 유동성 지원이라 다수 위원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한은법 제80조는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 조달에 중대한 애로가 발생하거나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경우 (금통)위원 4인 이상의 찬성으로 금융기관이 아닌 영리 기업에 여신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② 2022년 7월 사상 첫 빅스텝
가파른 물가 상승에 한은은 최초로 '빅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그해 10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치솟자 한은은 시장 개입과 함께 두 번째 빅스텝을 했다. 이때는 "물가가 이미 정점을 지났고, 환율에 금리 대응은 적절하지 않다"는 소수 의견이 나왔다.

③ 2022년 가을, 물가와 금융 안정 분리 대응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시중 유동성이 급격히 메마르자, 한은은 정부와 함께 유동성 긴급 공급에 나섰다. 긴축 정책과 배치된다는 비판도 나왔지만, 서 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시장에 효과적으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미시적으로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에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통해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대출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서 위원은 "무차별적인 고금리 정책을 보완하는 수단"이라고 본다.

④ 한국식 포워드가이던스
포워드가이던스는 향후 금리 수준을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도록 중앙은행이 시장과 소통하는 것을 뜻한다. 이창용 총재 취임 후 금통위는 3개월 이후 기준금리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1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DSR)
향후 금리상승 가능성까지 감안해 대출액을 제한하는 정책. 2월 26일부터 시행 중이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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