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배임수재 등 혐의 영장 청구
납품 편의 대가 등 8억대 수수 의혹
法 "도망할 염려 없어... 방어권 보장"
협력업체 측으로부터 8억 원대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서정식 전 현대오토에버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협력업체 측으로부터 8억 원대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서정식 전 현대오토에버 대표가 구속을 피했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신영희 부장판사는 25일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서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신 부장판사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수사 경과, 관련자들 진술에 비춰 보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주거가 일정하고, 수사기관의 소환이나 조사에 성실히 응해온 점에 비춰 보면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범죄혐의에 대해 다투고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용성진)는 21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서 전 대표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배임수재는 자기 임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하는 범죄를 말한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현대자동차그룹 ICT본부장(전무)과 현대오토에버 대표로 재직 중 협력업체 대표 등 3명으로부터 납품 편의 등 부정한 청탁을 받고 법인카드를 제공받는 등 8억 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급망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E사 및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체인 A사 측이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KT그룹의 '보은성 지분 고가 매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서 전 대표의 배임수재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은 현대차가 2021년 경영난에 빠진 구현모 전 KT 대표 친형의 회사 에어플러그를 인수한 보답으로, KT그룹이 차량용 클라우드 업체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현 오픈클라우드랩)를 현대차 측에서 사들이면서 수십억원대 웃돈을 얹어줬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해당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흐름을 포착, 추적해 서 전 대표가 뒷돈을 받은 정황을 파악했다고 한다.
검찰은 법원의 영장 기각 사유를 검토한 뒤, 추가 영장 청구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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