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신문 "개화 시기 지역 간 차이 사라져"
"벚꽃 피지 않는다면 봄이 사라졌다는 의미"
일본을 상징하는 꽃인 벚꽃이 2100년이 되면 일본 일부 남부 지역에서는 피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기후변화 때문이다. 또 벚꽃은 보통 따뜻한 남부 지방부터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차례로 피지만 기온 상승으로 지역 간 개화 시기 차이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도쿄신문은 25일 기후변화로 벚꽃 개화 시기가 크게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기상정보회사 웨더뉴스에 따르면 올해 일본의 벚꽃 개화 예상 시기는 수도 도쿄와 남부의 후쿠오카가 지난 24일로 같았다. 그런데 웨더뉴스의 2005년 개화 예상도를 보면 그해 3월 25일 남부지방에서부터 벚꽃이 피기 시작하고, 도쿄는 6일 뒤인 31일로 나온다. 19년 전만 해도 일주일 정도 차이가 발생했지만 이제 지역 간 격차가 크게 줄었다는 얘기다.
2000년보다 3도 상승… 만개 못 볼 수도
벚꽃은 날씨가 따뜻해진다고 빨리 피지는 않는다. 추위와 더위의 영향을 적절히 받아야 한다. 벚꽃의 꽃눈은 여름이 지난 뒤 생장을 멈추고 휴면에 들어간다. 꽃눈의 휴면을 깨우는 것은 겨울철 추위다. 나카무라 요시에 웨더뉴스 홍보 담당은 도쿄신문에 "벚꽃이 피려면 꽃눈을 깨울 겨울 추위와 생장을 촉진하는 봄의 따뜻함이 모두 필요하다"며 "(추위와 따뜻함이) 조화를 이룰 때 개화 시기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로 겨울이 따뜻해지고 봄에 일정 수준으로 기온이 오르지 않는 경우가 생기면서 벚꽃 개화 시기가 달라졌다는 의미다.
2000년보다 평균 기온이 2.5~3도가량 상승하는 2100년이 되면 일본에서 벚꽃이 피지 않는 지역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토 히사노리 규슈대 기상학 명예교수는 도쿄신문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지구 온난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2100년이 되면 벚꽃 개화 전선은 이제 북상하지 않고 일본 전역에서 일제히 핀다"며 "규슈 등 일부 지역은 늦게 피거나 아예 피지 않는 지역도 나오게 된다"고 전망했다.
이토 명예교수는 또 벚꽃이 핀다고 해도 만개하지 않는 지역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벚꽃이 피지 않는다는 것은 과장하면 사계절 중 한 계절이 없어진다는 뜻"이라며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폭우와 폭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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