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전포럼 직후 미국 재계 인사 회동" 관측
미국서 재계 리더 만찬 이어 독일 합작 공장 방문도
시 주석이 전면에서 '투자 호소' 장면 잦아질 전망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근 행보가 '차이나 런(중국 내 외국 자본 유출) 차단'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방문에서 이례적으로 미국 기업인들을 직접 만난 데 이어 중국에서 열린 국제 포럼에서도 애플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별도 회동할 예정이다. 1인자가 몸소 투자 유치 활동에 나선 건 외국인 투자 급감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중국 정책 당국자와 글로벌 재계 리더 간 소통 창구 역할을 해온 행사인 '중국발전포럼(CDF) 2024'가 24일 이틀간 일정으로 베이징에서 개막했다. 올해 포럼에는 애플의 팀 쿡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아민 알 나세르와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올라 칼레니우스 등 글로벌 기업 CEO 82명이 참가했다. 한국에선 SK하이닉스의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이 참석했다. 지난해 참가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불참했다.
중국 "경제 회복력 뛰어나...기업 권익도 보호할 것"
개막식 기조 연설자로 나선 리창 국무원 총리는 "중국 경제는 회복력이 뛰어나고 활력이 넘친다"면서 "정부 기업의 상호 신뢰가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해 상생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계속해서 시장 지향적이고 합법적이며 국제적인 일류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 주석은 포럼 폐막 뒤인 27일 미국 측 재계 인사와 별도 회동할 예정이다. 미중관계전국위원회 스티븐 올린스 회장과 크레이그 앨런 미중기업협의회 회장 등 재계 단체 관계자뿐 아니라 애플의 쿡 등 주요 기업 CEO들도 시 주석과 대면 접촉할 가능성도 있다.
'샌프란-배터리 공장-포럼'...직접 뛰는 시진핑
시 주석은 네 달 전인 지난해 11월에도 미 재계 인사들과 접촉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재계 인사와 만찬을 갖고 중국에 대한 투자를 호소했다.
이달 초 열린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직후 시 주석의 첫 일정 또한 '외국인 투자 안심시키기'였다. 2021년 중국과 독일이 합작해 설립한 후산성 '산샨 바스프(BASF) 배터리 공장'을 방문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배터리 공장-중국발전포럼'으로 이어지는 행보가 모두 '외국 기업의 탈(脫)중국 차단' 목표를 향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포럼에서 여러 CEO들을 만났던 리 총리는 이번 포럼에선 접촉 범위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자 유출 수준이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 총리는 2선으로 빠지고 시 주석이 전면에서 투자 호소 메시지를 발신하는 장면이 앞으로 더 잦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22일 올해 1·2월 대(對)중국 외국인직접 투자(FDI) 규모가 2,150억 위안(약 40조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9.9%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년간의 FDI는 1조1,339억 위안(약 209조 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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