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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었으면 됐다... 승리보다 멋진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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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었으면 됐다... 승리보다 멋진 '화해'

입력
2024.03.21 22:54
수정
2024.03.21 23: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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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 대한민국 이강인과 손흥민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뉴시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 대한민국 이강인과 손흥민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앙금은 풀었지만 경기력까지 돌아오지는 않았다. 패스 미스에 이은 상대 역습에 우왕좌왕하다 결국 동점골을 허용, 경기를 무승부로 마치며 아쉽게도 '속죄 경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은 21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전반 42분에 이재성(마인츠)이 왼쪽에서 넘긴 골을 곧장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한껏 끌어올렸지만, 후반 15분에 수파낫 무에안타의 동점골을 허용했다. 2승 1무를 달린 한국은 여전히 조 선두를 유지했고, 태국은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황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떨어지는 경기였다"며 "선수들도 심적으로 급했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서는 이를 보완해 안정감을 되찾고 정상적으로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경기에서 선수들은 100% 하나된 마음으로 임했다고 생각한다"며 "준비 과정이 부족했고, 결과가 아쉬운 것도 사실이지만, 선수 간 커뮤니케이션이나 경기를 준비하는 마음은 다 같았다"고 덧붙였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때 불거진 대표팀 내 갈등이 사실상 봉합됐음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오랜만에 찰떡 호흡을 선보였다. 이강인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해 후반 18분 교체 투입됐는데, 투입 직후 손흥민을 향해 페널티박스 정면으로 공을 밀어줬고, 손흥민은 이를 슈팅으로 연결했다. 후반 43분에도 두 사람은 패스플레이로 태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다만 경기 전반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한국은 경기 내내 패스 미스를 연발하며 거듭 위기를 맞았다. 전반 9분에는 설영우(울산HD)가 빼앗긴 골이 태국의 수파차이 차이디드(부리람)에게 연결됐고, 수파차이가 차올린 중거리슛이 우리 골대로 향했다. 다행히 골키퍼 조현우(울산)가 막아냈지만, 하마터면 선제골을 내줄 뻔 한 위험한 순간이었다. '태국 메시' 차나팁 송크라신(콘사도레 삿포로)도 현란한 발재간으로 한국 선수 3명을 뚫는가 하면, 기회가 발생할 때마다 거침없는 역습으로 한국 대표팀을 위협했다.

후반전에는 여러 차례 태국을 위협하며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후반 시작 직후 이재성이 넘겨준 골을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골대로 차올렸으나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왔다. 동점골을 허용한 뒤 김진수(전북현대)가 찬 골을 손흥민이 골문 앞에서 받아 곧장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이날 A매치에 처음 출전한 주민규(울산)는 후반 18분 교체 전까지 강한 존재감을 뽐냈다. 태국 측 골문 앞을 지키며 기회를 노렸고, 전반 19분 상대 측 골키퍼와 경합하며 아슬아슬한 순간을 만들어냈다. 황 감독도 "주민규가 자기 역할을 충분히 다 했다고 생각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대표팀이 각종 논란으로 얼룩지면서 보이콧 움직임까지 일었던 이날 경기에는 총 6만 4,912명이 몰렸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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