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카드 해외이용액 2.5조...전년보다 23%↑
'애플페이' 앞세운 현대카드는 60%나 늘어
혜택 가득 담은 해외여행 카드 줄줄이 출시
코로나19로 급감했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카드업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 소비 부진으로 올해 개인 신용판매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카드사들은 여행 특화 상품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 9개 카드사 개인 신용카드 누적 해외이용금액(일시불)은 2조4,608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88억 원) 대비 22.5%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국내이용금액 증가율(8.25%)을 압도한다.
현대카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현대카드는 올해 1~2월 개인 신용카드 해외이용금액이 5,395억 원으로 지난해(3,364억 원) 대비 60.4%나 증가해 9개 카드사 중에서 가장 높았다. 2위 삼성카드(4,145억 원, 8.5% 증가)나 3위 신한카드(4,110억 원, 16.3% 증가)와도 격차가 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삼성카드(3,821억 원)와 신한카드(3,534억 원)에 이어 3위였던 것을 고려하면 큰 변화다.
해외 여행자들이 현대카드를 낙점한 배경에는 항공 마일리지 카드와 애플페이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항공 마일리지 카드는 결제액의 일정 부분을 마일리지로 적립해주는 데다 공항 라운지 이용, 면세점 혜택 등도 포함돼 여행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실제 지난해 현대카드 대한항공카드 발급량은 전년 대비 91% 증가했고, 취급액은 117%나 늘어났다. 해외 곳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애플페이 서비스를 국내 카드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현대카드만 제공하는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카드 상품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 선두주자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가입자 수는 최근 4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1~2월 하나카드의 개인 체크카드 해외이용금액은 2,582억 원으로, 전체 체크카드 해외이용액(5,716억 원)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이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도 올해 초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 한 달 만에 발급 30만 장을 돌파하면서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KB국민카드도 조만간 환전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담은 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지다 보니 각 카드사가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달려들고 있다"며 "올해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해외결제 분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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