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내 불복 제소하면 헌재에서 당선 최종 확정
지난달 14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가 과반을 득표해 승리했다. 이로써 결선 투표는 치러지지 않게 됐다. 그러나 패배가 굳어진 후보들이 “선거 과정에 부정행위가 있었다”며 문제 제기에 나설 가능성이 큰 까닭에 당선 최종 확정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KPU)는 20일 오후 프라보워가 득표율 58.6%(9,630만4,691표)를 기록, 아니스 바스웨단 후보(24.9%)와 간자르 프라노워 후보(16.5%)를 앞섰다고 밝혔다. 프라보워는 인도네시아 38개 주(州) 중 36개 주에서 승리했고 2개 주에서는 아니스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결선 투표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인도네시아에서는 1차 투표에서 득표율이 50%를 넘고, 전국 38개 주 중 과반에서 20% 이상 득표하면 결선 투표 없이 대통령이 확정된다.
유권자 수 2억 명, 전국 투표소가 82만여 개에 이르는 인도네시아는 개표에만 한 달 이상 걸린다. 때문에 선관위가 표본으로 지정한 투표소 투표함을 선거 당일 조사기관이 실제 개봉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미리 결과를 예측한다. 프라보워는 지난달 대선 직후 진행된 표본 개표에서도 6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당선이 유력했는데, 실제 뚜껑을 열어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 셈이다.
다만 이날 선관위 발표에도 프라보워가 차기 대통령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사흘 내 선거 결과에 대한 이견이 없다면 프라보워의 당선이 확정되지만, 다른 후보가 불복해 헌법재판소에 제소한다면 최종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2019년 대선 때도 선관위가 선거 결과를 발표했지만 당시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 패했던 프라보워가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헌재에 제소했다. 결국 선거 이후 두 달이 지나서야 헌재 판단으로 선거 결과가 확정됐다. 이번에도 낙선한 아니스 후보와 간자르 후보가 “대규모 부정선거 증거가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만큼 헌재에서 당선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프라보워의 당선이 확정되면 오는 10월 취임할 예정이다. 육군 장성 출신인 그는 2014년과 2019년 대선에 출마해 조코위 대통령에게 연패했다. 하지만 이후 조코위 대통령은 그를 국방부 장관에 앉혔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프라보워는 조코위 대통령 장남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7)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며 조코위 대통령 후광을 등에 업기도 했다. 다만 30대인 기브란을 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대통령과 부통령 출마 연령을 40세 이상으로 제한한다’는 선거법을 무리하게 개정했고, 조코위 대통령도 선거 중립 의무를 어기고 노골적으로 프라보워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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