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중앙위 "당규 위반으로 사직서 제출"
역대 최연소로 작년 3월 취임한 지 1년 만
베트남 ‘권력 서열 2위’ 보반트엉(53) 국가주석이 취임 1년 만에 돌연 사임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측근의 뇌물 수수와 연관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20일 트엉 주석의 사임 의사를 받아들였다고 발표했다. 트엉 주석이 ‘책임’을 통감하며 먼저 사직을 요청했고, 당이 이를 수락하는 절차를 거쳤다는 게 당의 설명이다.
중앙위는 사임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성명을 통해 “트엉 주석이 당원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에 관한 규정, 공무원과 당원에게 모범을 보일 책임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당규 위반과 ‘결점’이 여론, 당과 국가와 그 자신의 명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베트남 국회는 21일 임시 회기를 열어 그의 해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트엉 주석의 사임은 취임 1년 만이다. 그는 지난해 1월 응우옌쑤언푹(69) 전 주석이 부하 공직자 비위 행위에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지 두 달 뒤인 3월 국가주석 자리에 올랐다.
공산당 권력서열 1위 응우옌푸쫑(79) 총비서(서기장) 측근이자, 역대 최연소 주석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베트남이 고강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부패 척결’을 주도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임기(2026년 3월)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된 셈이다. 이로써 그는 베트남 역대 최단기간 재임 국가주석으로도 기록됐다.
트엉 주석의 사퇴 역시 푹 전 주석과 마찬가지로 부패 척결과 연관됐다는 설이 나온다. 베트남 당국은 최근 트엉 주석이 과거 인민위원장이었던 꽝응아이성 인프라 개발 회사와 관련된 비리 조사를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공산당 내부 권력 투쟁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이와 함께 후임 국가주석 선정을 비롯해 공산당 내부 권력 지형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후임이 정해졌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베트남은 서기장을 중심으로 2위 국가주석(외교·국방), 3위 총리(행정), 4위 국회의장(입법)이 권력을 나눠 갖는 집단지도체제를 따른다. 트엉 주석은 지난해 6월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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