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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개미들에 고개 숙인 삼성전자 경영진..."2, 3년 안에 반도체 1위 되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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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개미들에 고개 숙인 삼성전자 경영진..."2, 3년 안에 반도체 1위 되찾겠다"

입력
2024.03.20 15:49
수정
2024.03.20 17:07
2면
0 0

삼성전자 제55기 정기주주총회
반도체 재고관리·주가 대응 '질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병철 회장이 계시면 이 경영진이 앉아있을 수 있을까요. 이렇게 망가진 실적을 갖고 지난해와 동일하게.

삼성전자 주주

20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반도체 기술 경쟁에 대한 삼성전자의 대응, 박스권에 갇힌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주총에서 '경영진과 대화' 시간을 마련해 소통에 나섰고 행사장에 모인 주주들은 "적자가 나는 SK하이닉스보다 삼성전자 주가가 더 안 좋다"며 대안을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조5,670억 원의 영업 실적을 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반도체 사업인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은 15조 원에 달하는 영업 적자를 냈다. 주가가 7만 원대에 머물며 삼성전자 주주는 지난 한 해 581만3,977명에서 467만2,039명으로 114만여 명 줄었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을 포함해 경계현 반도체(DS)부문장(대표이사 사장),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 등 주총 무대에 오른 경영진 13인은 올해 사업 전략을 소개하며 고개를 숙였다. 경계현 사장은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을 두고 "사업을 잘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그는 "우리가 근원적 경쟁력이 있었더라면 사업을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지 못한 게 (주가 부진의)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성난 주주에 "M&A 조만간 말씀드리겠다"

20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와의 대화 시간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와의 대화 시간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성난 주주를 달랠 각종 보따리도 풀었다. 경 사장은 "반도체 사업은 1분기(1~3월) 흑자로 돌아섰고 올해 안에 궤도에 오르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2, 3년 이내에 세계 반도체 1위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메모리는 12나노(㎚·1㎚은 10억분의 1m)급 32기가바이트(Gb) DDR5 D램을 활용한 128기가바이트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이끌고 12단 적층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통해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아 온다는 목표를 꺼냈다. 자체 기술로 개발한 인공지능(AI) 가속기 마하1을 올해 말 생산한다고도 밝혔다. 경 사장은 "마하는 트랜스포머 모델에 적합하게 디자인됐다"며 "여러 알고리즘으로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이 병목 현상을 8분의 1 정도로 줄여 HBM 대신 LP(저전력) 메모리를 사용해도 대규모언어모델(LLM) 추론이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사업 개발 구상도 밝혔다. 그는 "메모리 등 기존 사업만으로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1위를 유지하지 못한다"며 "미래를 위해 어드밴스드 패키지 등 신사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5차원(D) 패키징은 당장 올 하반기부터 1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최시연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 역시 "파운드리(위탁제조) 가동률은 하반기 의미 있는 숫자가 될 것"이라며 "4나노 선단공정은 현재 성숙 수율에 들어갔고 고객들이 저희를 선택하는 걸로 방증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가전과 모바일 사업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모든 기기(디바이스)에 AI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한종희 DX 부문장(부회장)은 "스마트폰, 폴더블, 액세서리, 확장현실(XR) 등 모바일 제품 전반에 AI 기능 적용을 확대할 것"이라며 "차세대 스크린 경험을 위해 AI 기반 화질·음질 고도화, 한 차원 높은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 등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큰 인수합병(M&A)은 아직 성사 못 했지만 200개 이상 스타트업에 투자를 지속해오고 있다""M&A와 관련해 많은 사항이 진척돼 조만간 주주 여러분께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갤럭시 S22 이하 모델도 온디바이스 AI 적용 검토"

2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신분 확인을 위해 줄 서 있다. 공동취재

2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신분 확인을 위해 줄 서 있다. 공동취재


삼성전자는 올 초 갤럭시 S24 시리즈와 함께 선보인 갤럭시 AI(네트워크 연결 없이 AI기능을 사용하는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이전 출시한 모델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 S22 이하 모델에서도 AI 기능을 업데이트할 때) 제대로 된 경험을 드릴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많은 검토를 하고 있다"며 "검토한 부분에 대한 판단이 서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를 출시하면서 지난해 모델인 S23 시리즈와 갤럭시 Z폴드·플립5 시리즈,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 S23 FE에 AI 기능을 추가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HBM(에서 실책) 등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게 준비하고 있다"(경계현)는 경영진의 다짐에도 성난 주주를 달래기에는 모자랐다. 한 주주는 "반도체 불황이 다시 오면 또 치킨 게임해 적자 늘릴 거냐"고 물었고 또 다른 주주는 "경영진은 (실적에 책임 지고) 사퇴할 생각 없느냐"고 물었다. 한종희 부회장은 "주가가 주주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올해 말 인사 폭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이병철 선대 회장의) 성과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게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신제윤(전 금융위원장)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조혜경(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유명희(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 6개 안건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행사장을 직접 찾은 주주는 600여 명, 온라인 중계를 본 주주는 200여 명으로 동학개미 운동이 한창인 2022년 1,600여 명에서 절반 이상 줄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5.63% 오른 7만6,9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하고 있다(qualifying)"며 "기대가 크다"고 언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해 9월 1일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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