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해고 자유로운 美보다 불안정성 커"
韓 중장년층 임시고용 비중 OECD 1위
연공서열 타파, 해고 금전 보상 등 제안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중장년층 임금근로자의 고용 불안정성 원인이 과도한 연공서열제와 정규직 보호에 있다는 국책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정규직 임금 연공서열을 깨고 해고 과정을 효율적으로 바꾸되, 비정규직 보호를 강화하는 대안이 제시됐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0일 '중장년층 고용 불안정성 극복을 위한 노동시장 기능 회복 방안' 보고서를 공개하고 "차별만 아니라면 정당한 이유 없이도 해고할 수 있는 미국보다 한국 중장년층 근로자가 겪는 고용 불안정성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 직장에서 얼마나 일했는지를 뜻하는 중위 근속연수를 연령별 비교한 결과, 한국 남성은 근속연수가 40대 중반 멈췄다 50대부터 급락한다. 여성은 임신·출산으로 그보다 빠른 30대 중반 이후 늘지 않는다. 반면 미국은 중년 이후 1년 내 근속자 비중이 감소했다.
중년 이후 급격한 고용 불안정성 증가 이유로 '높은 비정규직 비중'이 꼽힌다. 한국 55~64세 임시고용 근로자 비중은 남성 33.2%, 여성 35.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다. 근본 원인은 '중장년층 근로자에 대한 정규직 노동 수요 부족'이 지적됐다. 한번 정규직에서 이탈하면 정규직 재취업이 어려워 비정규직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중장년층 정규직 수요 부족 이유는 과도한 연공서열형 임금구조, 강한 정규직 고용 보호, 이른 정년에 있다고 짚었다.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는 대기업, 공공부문 등에서 중장년 근로자 조기퇴직 유도 경향이 나타난다는 얘기다. 지나치게 해고가 어려우면 정규직 채용을 위축시킨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한 연구위원은 해법으로 "장기 재직과 정년 추가 연장을 유도할 필요가 있고, 정규직 임금 연공성을 완화해 일정 시기 이후 직무·성과에 따라 임금 상승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고 과정에서 금전 보상에 대한 노동위원회 직권 판단 여지를 확대하고, 사용자의 금전 보상 신청을 허용하자고 제안했다. △비정규직 계약 종료 비용을 높여 고용 지속, 정규직 전환 유도 △비정규직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구직급여 보장성 강화 △수요자 중심 평생직업능력개발 체계 전환 등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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