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고위험 상품 집중 판매 모니터링
KB, 원금 비보장형 많이 팔면 '감점'
우리, 중·저위험 상품에 '가산점' 부여
주요 시중은행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성과평가지표(KPI)를 속속 개선하고 있다. 직원의 성과급과 인사 등에 반영되는 KPI를 손질해 고위험 상품에 대한 과도한 영업과 이에 따른 위험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부터 ‘판매채널별 특정 고위험 상품 집중판매 위험관리’ 항목을 KPI에 추가한다. 전체 투자상품 판매건수 중 특정 고위험(1, 2등급) 단일 상품 판매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 위험 상황을 수시로 모니터링한다는 내용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있는 고위험 상품 판매 때 특정 상품 판매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하기 위해 신설했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하나은행은 80세 이상 초고령자의 투자상품 실적을 영업점 KPI 평가에서 제외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로 초고령자 고객에 대한 투자상품 판매 실적을 인정하지 않는다. 상품 판매를 중단하지는 않았지만, KPI에서 제외함으로써 고객이 가입 의사를 확실히 밝혔을 때만 적합한 절차에 따라 판매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H지수 ELS 판매 규모가 가장 많은 KB국민은행도 KPI 개정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2020년부터 ‘포트폴리오 분산’ 지표 내 ‘원금 비보장 구조화 상품 쏠림’에 대한 감점 평가를 도입했는데, 감점 기준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부터 전체 펀드·신탁 신규 판매금액에서 원금 비보장형 구조화 상품 비중이 20%를 초과하면 감점 처리하고, 40% 초과 땐 최대 10점을 차감한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평가 요소를 강화해 주요 은행 중 유일하게 이번 사태 여파를 피했던 우리은행도 올해 KPI를 추가 보완했다. 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가 고객 포트폴리오에서 중·저위험 상품 비중을 높이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적정 수준의 수익률을 유지하면서 고수익·고위험 상품에 편중되지 않도록 비중을 관리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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