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동원돼 강제 노역한 피해자 주금용 할머니가 9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8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따르면 1927년 10월 전남 나주에서 태어난 주 할머니가 폐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 17일 숨졌다.
고인은 1945년 2월 일본 도야마에 있는 군수회사 후지코시에 친구들과 함께 강제 동원됐다. 후지코시는 전국에서 1,000명이 넘게 강제 동원된 근로정신대 동원 최대 사업장으로, 군수품에 사용되는 금속 제품 절삭 공정에 피해자들을 투입했다.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며 노역에 투입된 주 할머니는 1945년 광복된 후에야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주 할머니는 2020년 구술기록집 '배고픔에 두들겨 맞아가면서도 하얗게 핀 가시나무 꽃 핥아먹었지'를 통해 "일본 가서 돈도 벌고 좋다고 얘기를 해서 그 꾐에 넘어갔다. (당시 강제 노역에 시달리던) 우리가 일본 놈한테 속아서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주 할머니는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의 도움으로 2020년 후지코시를 상대로 광주지법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원고로 참여했지만 일본 정부의 비협조 등으로 5년째 재판이 열리지 않고 있다. 시민모임이 진행 중인 소송에 참여한 강제 노역 피해자 중 생존자는 이날 현재 2명뿐이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4남 2녀가 있다. 빈소는 전남 나주장례식장, 발인은 1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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