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금융상품 햇살론15 연체율 21.3%
2020년 5.5%에서 3년 만에 약 4배 치솟아
소액생계비대출은 몇천 원 못 갚아 연체
서울 도심 거리에 대출 관련 광고물이 붙어 있다. 뉴스1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서민들의 빚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금융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공급하는 서민 금융상품 연체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양정숙 개혁신당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저 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민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15의 지난해 대위 변제율(연체율)은 21.3%로 집계됐다. 대위 변제율은 대출받은 차주가 원금을 상환하지 못했을 때 서민금융진흥원 등 정책기관이 은행에 대신 갚아준 금액의 비율이다. 전년(15.5%) 대비 5.8%포인트 급등하면서 처음으로 20%대를 넘어섰다. 햇살론15 대위 변제율은 2020년 5.5%에서 3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었다.
다른 햇살론 상품들의 대위 변제율도 일제히 치솟았다. 만 34세 이하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햇살론 유스의 지난해 대위 변제율은 9.4%로 전년(4.8%)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저신용 근로소득자가 이용할 수 있는 근로자햇살론의 대위 변제율도 같은 기간 10.4%에서 12.1%로 올랐다. 저신용자 중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제1금융권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햇살론뱅크의 대위 변제율도 2022년에는 1.1%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7.3%포인트 상승한 8.4%를 기록했다.
정부가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최대 100만 원을 당일 빌려주는 소액생계비대출의 대위 변제율도 11.7%로 집계됐다. 매달 이자 수준이 몇천 원에 불과한 만큼 취약계층의 생계가 한계까지 몰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가 이들을 대신해 갚아 준 금액만 지난해 말 기준 누적 4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기준 서민 금융상품의 총 대위 변제금은 4조9,478억 원에 달한다. 이 중 차주로부터 돌려받은 금액은 7,970억 원으로, 미회수 금액은 4조1,399억 원에 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민 금융상품은 금융 취약계층의 최후의 보루로 여기에서도 탈락하게 되면 불법 사금융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이들의 재기를 지원하는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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