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김광현(36·SSG)이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은사'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과 3년 만에 재회한다. 이번 만남은 2024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전 서울시리즈를 위해 한국을 찾은 실트 감독이 김광현을 보고 싶어 한다는 요청에 따라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추억을 떠올리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며, 김광현의 생중계 참여는 없다.
김광현과 실트 감독은 17일 오후 7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지는 샌디에이고와 한국 야구 대표팀의 평가전에 앞서 반갑게 해후할 계획이다. 실트 감독의 부름에 흔쾌히 응한 김광현은 이날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오후 1시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두산과 시범경기에 선발투수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등판을 마치고 고척돔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둘은 2020년에 처음 만났다. 2007년 SK(현 SSG)에 입단해 2019년까지 13년간 KBO리그 정상급 투수로 활약한 김광현은 소속팀과 계약이 1년 남은 2020시즌을 앞두고 구단의 허락을 얻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2020년 김광현이 2년 보장액 800만 달러에 계약한 팀은 세인트루이스였고, 당시 사령탑은 2019년부터 팀을 이끌고 있는 실트 감독이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거 꿈을 이뤘지만 데뷔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시즌 개막이 3월 말에서 7월 말로 4개월 밀렸다. 스프링캠프 훈련장도 문을 닫아 동료들과 구단 직원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반면 외국 선수 신분인 김광현은 오갈 데가 없었다. 이때 실트 감독은 집 대신 캠프지에 남아 낯선 환경에 놓인 김광현을 직접 챙겼다고 한다.
15일 키움과 시범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광현은 “감독님이 2년 동안 잘 보살펴주셔서 좋은 경험을 하고 올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감독 직위와 메이저리그 감독 지위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며 “(2017~18년 SK 사령탑인) 트레이 힐만 감독님과 비슷하게 선수들이 편안히 다가갈 수 있는 존재였다”고 설명했다.
실트 감독의 배려로 빅리그 초년생 김광현은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었다. 2년 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0승 7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7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2021시즌 후 실트 감독이 경질되면서 먼저 팀을 떠났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광현은 2022년 메이저리그 직장폐쇄 여파로 친정팀 유턴을 결정했다.
실트 감독은 올해 샌디에이고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한국인 빅리거와 인연을 이어간다. 샌디에이고는 골드글러브 출신 내야수 김하성이 주축 멤버이며, 불펜 투수 고우석은 올해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다. 실트 감독을 한국에서 다시 만나게 된 김광현은 “(김)하성이와 (고)우석이를 잘 부탁한다고 얘기할 생각”이라며 “어쨌든 메이저리그는 감독보다 선수가 스스로 잘해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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